마르코스 주니어

['필리핀의 트럼프' 대선 70년만의 최대 파란 ]

9일 필리핀 대통령 선거와는 별도로 치러진 부통령 선거에서는 독재자 페르디난드 마르코스(1965~1986년 재임) 전 대통령의 아들인 마르코스 주니어(58) 상원 의원의 당선이 유력시되고 있다.

필리핀 선거 감시 단체 PPCRV와 필리핀방송인협회(KBP)의 집계에 따르면 마르코스 주니어 후보는 이날 밤 11시 10분(한국 시각) 현재 개표가 70% 정도 진행된 가운데 1100만표(득표율 36.4%)를 얻어 2위인 레니 로브레도 하원 의원(1023만표, 득표율 33.8%)을 앞서고 있다.

마르코스 주니어 상원 의원은 선거 유세 중 아버지 독재 시절의 인권 탄압에 대한 사과를 거부하고 오히려 황금기였다고 주장했다. 그는 "아버지가 집권한 시기에 필리핀은 살기 좋았고, 아버지가 물러난 이후 필리핀은 가난과 부패에 찌들었다"고 주장했다. 미국 CNN은 "마르코스 주니어의 선전은 독재의 향수에 빠져드는 유권자들이 늘고 있다는 증거"라며 "그가 부통령에 당선되면 차기(次期) 대권에 도전할 것"이라고 했다.

상·하원 의원, 주지사 등을 뽑는 선거에선 지난 2010년부터 선출직 공직을 맡고 있는 마르코스 주니어의 어머니 이멜다(86) 하원 의원과 누나 이미(60) 일로코스 노르테 주지사의 연임이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