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윈 알리바바 회장, 중국기업가클럽 신임 주석 첫 기자회견
"중국 기업인, 품질 문화 가치창조 의식 필요...돈 정부 세계와의 관계처리 잘해야"

마윈(馬雲) 알리바바 회장이 중국기업가클럽의 신임 주석이 됐다. 이 클럽에 속한 기업인들이 대표하는 기업들의 총 매출규모는 3조위안(약 540조원)에 이른다. 중국의 지난해 국내총생산(GDP)은 67조위안(약 1경2060조원)에 달했다. 올해로 10년이 된 비정부기구(NGO)인 ‘중국기업가클럽’은 “중국에서 가장 신비로운 기업인 사교 클럽”(시나닷컴)으로 평가받는다.

마 회장을 비롯해 이 클럽의 전임 주석인 류촨즈(柳傳志) 레노버 명예회장 등 집행이사회 멤버들은 8일 베이징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신비'의 베일을 벗는데 주력했다. 이날 기자회견에서 마윈의 중국기업가클럽 신임 주석 취임이 공식발표됐다.
마윈의 4대 기업 관계론

마윈 알리바바 회장이 2013년 중국기업가클럽 행사에서 소수민족 복장을 하고 노래를 부르고 있다.

마 회장은 이날 중국기업가클럽의 앞으로의 활동 방향을 소개하면서 본인의 기업론을 펼쳤다.
기업을 둘러싼 4가지 관계를 잘 처리하는 쪽으로 노력하겠다는 것이다. 기업의 돈 정부 세계 미래와의 관계가 그것이다.

마 회장은 첫번째로 기업인은 돈과의 관계를 명확히 처리해야한다고 강조했다. 중국기업가클럽만해도 회원사들의 매출이 수조위안에 이를만큼 큰 영향력을 갖고 있기 때문에 기업인이 내리는 중요한 의사 결정은 돈보다는 도덕 가치관 사회책임 등과 관계가 있어야 한다는 게 마 회장의 주장이다.

마윈은 손자병법의 “잘못된 전쟁은 시체가 산하를 덮도록 한다”는 구절을 인용하며 지금 시절에는 금융위기나 경제변혁이 수천만 가정에 영향을 주기 때문에 기업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중국기업가클럽은)돈 이외의 일을 논해야 한다. 전체 경제 사회발전을 위해 적극적인 역할을 해야한다. 기업 스스로 진보해야하고 이를 위해 학습해야 한다.”

마윈은 특유의 ‘돈 철학’도 밝혔다. “돈은 일정수준이 된 이후에는 사회자원이 된다. 사회가 우리에게 맡긴 것이다. 창업할 때는 모두가 잘 살기 위해서 시작했다. 그러나 이런 단계가 지난 다음에는 돈의 본질을 명확히 봐야한다. 돈은 자원이다. 사회를 보완하고, 사회를 안정시키는 자원이다. 중국사회는 결과 효율 공평 3가지가 필요하다.”

마윈은 또 언론들이 최고 부자를 뜻하는 소우푸(首富)가 누구 누구다를 예전엔 1년에 한번씩 소개하다가 요즘은 일주일에 한번씩 보도하는데 아무 의미가 없는 것이라며 소우푸는 사실 ‘소우푸(首負)’라고 지적했다. 가장 큰 책임을 져야할 사람이라는 설명이다.

마윈이 얘기한 두번째 관계는 기업인과 정부간 관계다. “4가지 노우(No, 不)를 얘기하고 싶다. 뇌물이 안되고, 임금 연체가 안되고, 탈세가 안되고, 지식재산권 침해가 안된다. 기업인은 경제발전 과정에서 가장 중요하다. 경제 사회발전 과정의 과학자이기도 하다. “

마 회장은 중국의 기업은 세계와의 관계도 잘 처리해야한다고 강조했다. “해외에 공장 몇개 세운다고 세계화 하는게 하니다. 영어 잘한다고 되는 것도도 아니다. 헨리 키신저(전 미국 국무장관)는 중국어를 몰랐고 마오쩌둥(毛澤東, 전 중국 국가주석)은 영어를 몰랐지만 20세기 세계의 미래를 앞두고 정말 큰일을 했다. 세계화는 해외로 원정을 떠나는 게 아니다. 세계와 융합하고, 세계속으로 참여하는 것이다. 해외에서 가치를 창조하고, 일자리를 창조하면서 현지 사람들로부터 진짜 존경받는 기업이 돼야한다.”

마 회장은 “우리가 원하든 원하지 않든 20년 또는 30년뒤에는 중국이 세계 최대 경제체가 될 것”이라며 “세계 최대 경제체 안에 가장 큰 경제집단인 기업가 집단이 물어야할 문제는 어떻게 세계를 발전시키느냐는 것이어야한다”고 말했다.

마 회장은 중국기업인은 과거와 미래와의 관계도 잘 처리해야한다고 강조했다. 과거의 누적이 없었다면, 개혁개방 30여년이 없었다면, 중국의 오늘은 있을 수 없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마윈은 “과거에 대해 감사하는 마음을 갖고 미래에 대해선 경외심을 가져야한다”고 주문했다. 그는 “우리도 미래의 인터넷기술이 어느 단계까지 가는지 모른다. 모두가 학습하며 성장하는 과정에 있다”고 말한다.

마윈 중국기업가클럽 신임 주석이 8일 베이징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현장 기자들과의 질의응답에서 중국에서는 삼성 소니 같이 해외에서 높은 지명도를 갖는 기업이 적다는 지적에 마윈은 중국 기업인들은 3가지 의식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품질 문화 가치창조에 대한 의식이 그것이다.

과거 개혁개방은 배불리 먹는 문제를 해결했다면 앞으로는 잘 먹는 문제를 해결해야한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첨단기술 함량을 높이고 소비와 서비스의 품질을 높이는데 힘써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미국 일본에 비해 유럽은 중국의 소비와 서비스산업을 보완하는데 주요한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마윈은 또 중국기업가클럽의 홍보 활동를 강화하겠다며 소통을 강조했다.
웨이쩌시 사건에 대해 한마디 한 적도 없는데 자신이 했다고 한 꽤 긴 발언이 인터넷에 떠돈다며 소통을 안하면 남들이 소통을 도와준다는 유머를 던지기도 했다.

웨이쩌시 사건은 시안(西安) 전자과학기술대에 다니던 웨이쩌시(魏則西·21)가 2년전 근육과 힘줄 등에 생기는 악성종양인 활막육종 진단을 받고 바이두 검색에서 최상단에 올라 있던 베이징 무장경찰 병원을 찾아 치료를 받았다가 숨지면서 바아두의 검색광고와 군공립병원의 민간 하청 문제 등이 불거진 사건이다.

마윈은 “중국기업가클럽은 사회와 더 좋은 소통을 하고 교류하면서 가치를 창조하는 동시에서 사회로부터 인정을 받는 목적을 갖고 출범했다”며 “아이들이 앞으로 꿈을 얘기할 때 과학자 시장 예술가 외에 상인도 얘기했으면 좋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중국에서 일정 규모와 일정 시스템을 갖춘 기업은 아직도 많지 않다는 것이다.

중국 재계 이너서클의 대표주자
중국기업가클럽은 2011년 한국에도 번역 소개된 '중국재계 이너서클-중국을 지배하는 권력집단 부자클럽 이야기'에서 첫번째 클럽으로 소개된 곳이다. 중국에는 타이산회 장난회 화샤동창회 야부리포럼 창안클럽 등 다수의 기업인 사교클럽이 있다.

중국 재계의 이너서클을 다룬 중국 책 ‘중국재부권’

지난 4월 24일 중국기업가클럽 이사 대회에서 중국 스마트폰 돌풍을 일으켰던 샤오미(小米)의 레이쥔(雷軍) 회장, 테슬라 킬러로 주목을 받고 있는 러스(樂視)지주회사의 자위에팅(賈躍亭)회장, 중국의 간판 샤브샤브 체인업체인 하이디라오(海底撈)를 창업한 장용(張勇) 회장등이 신규 가입하면서 기업인 이사가 41명으로 늘었다.

지난 4월 레이쥔 샤오미 회장이 중국기업가클럽 당시 주석 류촨즈(왼쪽) 레노버 명예회장으로부터 클럽 가입 증서를 받고 있다.

중국기업가클럽은 2006년 12월 기업인과 경제학자 외교관 등 31명으로 출발했다. 민영기업 창업자는 물론 국유기업 대표도 참여한다. 대부분 각 업종을 대표하는 기업인들이다.

클럽 이사장으로 있는 마웨이화(馬蔚華) 전 자오상(招商)은행 회장은 “처음엔 모든 이사가 동의해야 신규 회원으로 가입할 수 있었지만 지금은 3분의 2만 동의해도 가입할 수 있도록 했다”고 소개했다.

자진해서 탈퇴할 수 있는 자율적인 조직이지만 공식행사에 3차례 연속 불참하면 자동 퇴출된다. 중국기업가클럽은 중국녹색기업연차총회를 매년 주최하는 데 지속발전이라는 가치를 공유하기 때문이다.

2006년 중국기업가클럽 설립 때 회원들의 기념촬영 장면

중국기업가클럽은 골프 교류회도 갖고 1년에 한차례 해외 시찰을 한다. 해외에서 현지 국가지도자를 접견할 정도의 영향력을 과시한다. 중국을 찾는 국가 지도자들도 중국기업가클럽 포럼에 자주 얼굴을 내민다. 지난해 11월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 , 지난 4월 존 키 뉴질랜드 총리가 방중했을 때 중국기업가클럽 회원들과 교류한 게 대표적이다.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이 지난해 11월 방중 때 중국기업가클럽 초청 오찬에 앞서 회원들과 셀카를 찍고 있다.
존 키 뉴질랜드 총리(왼쪽)가 지난 4월 방중때 중국기업가클럽 초청 포럼에 참석, 마윈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