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사진〉가 6일(한국 시각) AP통신을 통해 자신이 골프칠 때 각종 속임수를 쓴다는 주장을 전면 부인했다.

프로복싱 6체급 세계타이틀을 석권했던 복싱 영웅 오스카 델라 호야가 최근 "2년 전 로스앤젤레스 근교에서 트럼프와 골프를 쳐보니 공이 물에 빠지거나 OB가 나면 티샷을 다시 하고, 페어웨이나 홀 가까이에 슬쩍 공을 놓는 속임수를 쓴다"며 트럼프의 '막장 골프 행태'를 폭로하자 대응에 나선 것이다.

트럼프는 "골프를 하면서 속임수를 쓴 적이 없을 뿐 아니라 델라 호야와 골프를 함께 친 적도 없다"며 "내 아들이 델라 호야의 주장에 대응하지 말라고 했지만, 골프는 정직과 명예를 바탕으로 하는 게임이기 때문에 나설 수밖에 없다"고 했다. 트럼프는 "델라 호야가 전화를 걸어 사과는 않고 자신이 주최하는 주말 복싱 경기 티켓을 주겠다고 해서 거절했다"고 했다.

트럼프는 델라 호야가 함께 골프를 쳤다고 말한 로스앤젤레스 근교 트럼프 내셔널골프장의 지배인도 내세웠다. 지배인은 "둘이 함께 골프치는 것을 본 적이 없으며, 트럼프가 친 공이 물에 빠졌다는 홀에는 워터 해저드가 없다"고 옹호했다.

자칭 '골프 고수'인 트럼프가 속임수를 쓴다는 주장은 처음이 아니다. 지난해 워싱턴포스트는 '트럼프는 골프에서 속임수를 쓰는가?'라는 제목의 심층 보도를 한 일이 있다. 여기에는 골프 동반자들의 증언을 통해 남몰래 슬쩍 공을 놓아두는 속칭 '알까기'부터 스코어 마음대로 적기, 멀리건 받기, 칩샷 거리에서 오케이 받아내기 등의 행태가 적나라하게 드러나 있다. 미국의 유명 스포츠 저널리스트인 릭 라일리는 "속임수를 1부터 10까지로 표현한다면 트럼프는 11에 해당한다"고 했다. 이에 대한 트럼프의 반응은 "나는 그가 누구인지도 모른다. 나는 골프를 잘 치기 때문에 속임수가 필요 없다" 등이었다.

미국 전문지 스포츠 일러스트레이티드의 에디터였던 마크 멀보이는 "트럼프가 '다른 사람이 속임수를 쓰기 때문에 나도 쓸 수밖에 없다'는 말을 한 적이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