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당 안철수〈사진〉 대표는 야권의 주요 행사가 집중된 5월에 다시 정치적 시험대에 서게 됐다. 5월에는 5·18 광주민주화운동 기념식과 노무현 전 대통령 7주기 추도식(23일)이 잇따라 열린다. 국민의당 지지층에는 기존의 여권과 야권 성향 지지자가 섞여 있기 때문에 어느 한쪽으로 치우친 입장을 보일 경우 지지율 추락으로 이어질 수 있다.

안 대표는 5·18 광주민주화운동 기념식보다 하루 앞선 17일 전남 고흥 국립소록도병원의 개원 100주년 행사에 참석한 뒤, 한센인들과 대화를 나눌 예정이다. 안 대표가 지난 2월 개원 100주년을 맞은 이 병원을 찾는 것은 5·18 행사 참석의 정치적 의미가 지나치게 부각되는 것을 피하기 위한 측면도 있다. 안 대표의 한 측근은 "국민의당과 안 대표가 더 낮은 자세로 어려운 서민들 곁에 있겠다는 다짐을 보여준다는 차원에서 5·18 직전 소록도행을 결정했다"고 했다.

안 대표는 당 지도부와 함께 이날 오후 광주로 이동해 5·18 전야제에 참석한 뒤 18일 국립 5·18 민주묘지와 망월동 5·18 구(舊) 묘역을 찾는다. 국민의당 핵심 관계자는 "5·18 정신을 이어받자는 보편적인 메시지를 전한다는 방침"이라고 했다.

그러나 당 일각에서는 6일 발표된 한국갤럽 여론조사에서 국민의당 호남 지지율이 1주 전 48%에서 40%로 하락한 것을 언급하며 "호남 민심(民心)의 적극적 지지를 호소하는 메시지가 필요한 시점"이라는 말도 나온다.

안 대표는 23일 경남 김해 봉하마을에서 열리는 노 전 대통령 7주기 추도식도 참석한다. 이 행사는 안 대표와 야권 대선 주자 지지율 선두를 다투는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와 친노(親盧) 진영이 총집결하기 때문에 당 내부에서는 조심스럽다는 말도 나온다. 그러나 안 대표의 한 측근은 "노 전 대통령은 우리 사회의 권위주의와 지역주의 타파에 큰 기여를 하신 분으로 안 대표 또한 그 뜻을 이어가겠다는 차원에서 당연히 가야 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