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임 원내대표 선출을 마무리한 새누리당은 차기 지도체제 논의에 들어갔다. 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할지, 구성한다면 무난한 '관리형'인지 실권을 쥔 '혁신형'인지, 아니면 비대위를 생략하고 바로 전당대회로 갈지 등을 놓고 계파 간에 전선(戰線)이 형성되는 분위기다. 친박(親朴)계는 비대위 생략 또는 관리형 비대위를 원하는 반면, 비박(非朴)계는 혁신형 비대위를 주장하고 있다. 정진석 신임 원내대표가 어떤 입장을 취할지가 관심이다.
친박계는 '현실론'을 내세운다. 홍문종 의원은 4일 라디오에 출연, "훌륭한 비대위원장을 모셔오는 게 그렇게 쉬운 상황이 아니다"라면서 "전당대회에서 뽑히는 당 대표가 신임 원내대표와 함께 당이 환골탈태할 수 있도록 이끌어야 한다"고 말했다. 비대위 생략론이다. 친박 핵심 최경환 의원도 "어렵게 외부 인사를 데려온들 몇 달 만에 무엇을 바꿀 수 있겠느냐"고 했었다. 친박계는 설사 비대위로 가더라도 정 원내대표가 위원장을 겸직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주장한다. 대체로 친박계는 전당대회를 앞두고 당 쇄신 논란이 본격화되는 것을 부담스러워 하는 모양새다.
반면 비박계는 원내대표 경선(지난 3일) 전부터 "새 원내 지도부는 혁신적 비대위 구성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했다. 비박계 김성태 의원은 5일 손학규 전 민주당 대표 영입까지 거론했다. 비대위를 생략하거나 관리형으로 갈 경우 전당대회를 앞두고 총선 패배에 대한 친박 책임론을 부각시키기 어려워진다는 판단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정 원내대표는 5일 "비대위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있는 반면, 또 한편으로는 전당대회를 통해 실질적인 지도부가 책임 있게 (혁신을) 추진해야 한다는 주장이 있다"며 "호시우행(虎視牛行)하며 서두르지 않겠다"고 했다. "김종인 대표가 (더민주의) 비대위원장을 맡은 것은 총선 코앞의 시점이기 때문에 공천권을 행사하고 그래서 임팩트가 좀 있었지만 새누리당은 상황이 다르지 않으냐"고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