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보〉(87~101)=최정은 국내 55명의 여성기사 중 28개월 연속 톱랭커로 군림 중이지만 남녀를 합한 전체 순위는 고작 78위다. 100위권에 든 여성 기사는 최정 1명뿐이다. 최정은 그래도 바둑에서의 여성 열위(劣位)론을 부인하며 "3년 내 전체 20위권에 진입할 것"이라고 당당히 밝히고 있다. 2006년 4월 루이나이웨이(芮乃偉)가 세운 한국 기록(16위)까지 깰지 두고 볼 일. 여권론자(?) 최정은 자신뿐 아니라 여성바둑 전체의 한계에 도전 중이다.

백 △에 흑은 87, 89를 번개같이 선수한 뒤 91로 우변을 보강했다. 92는 자위(自衛)책인 동시에 94 선수를 발판 삼아 중앙을 세력화하겠다는 의도. 92 때 흑은 참고도 1로 당장 젖히는 것이 행마법 같지만 10까지, 건드려서 오히려 손해 보는 결과가 된다. 93은 현실적으로 반상 최대처였다.

96으로 두텁게 밀고 98로 붙인 수가 기억해 두어야 할 맥점. 이 수로 100에 젖혀 흑 98과 교환한 결과와 비교하면 차이가 실감난다. 100 때 흑 101의 절단도 예정된 수. 이처럼 서로 끊고 끊긴 곳에선 어떻게 처리하는 것이 쌍방 올바른 행마법일까. 신중한 최정과 대조적으로 저우허시는 눈부신 속기로 일관 중인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