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 골퍼들이 최근 해외 투어에서 부쩍 힘을 내면서 올림픽 출전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3일 발표된 세계 랭킹을 기준으로 따지면 안병훈(24위·사진)과 김경태(48위)가 태극마크를 달 수 있다. 하지만 이수민(75위)과 최경주(111위)도 역전이 가능한 상황이다. 골프 국가대표는 7월 11일 발표될 IGF(국제골프연맹)의 올림픽 랭킹에 따라 정해진다. 올림픽 랭킹은 세계 랭킹을 기준으로 한다. 국가별로 남녀 각각 2명만 출전할 수 있으나, 세계 랭킹 15위 안에 4명 이상이 있는 국가에는 출전권이 4장 주어진다. 여자는 티켓 4장이 거의 확실하지만 남자는 2명이 출전하게 될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안병훈은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해 아시아 선수 중 처음 유럽프로골프투어 신인왕이 된 안병훈은 3일 끝난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취리히 클래식(루이지애나주 애번데일 루이지애나 TPC)에서 연장 접전 끝에 준우승을 차지했다. 이 대회는 악천후로 72홀 경기가 54홀 경기로 축소돼 하루 늦게 마무리됐다. 안병훈은 이날 속개된 최종 3라운드에서 보기 없이 버디 7개를 잡아내 7언더파 65타로 끝냈다. 안병훈은 합계 15언더파 201타로 제이미 러브마크(미국), 브라이언 스튜어드(미국)와 동타를 이뤄 연장전에 들어갔다. 안병훈은 연장 1차전에서 실수를 거듭해 보기를 해 탈락했다. 스튜어드가 연장 2차전에서 버디를 잡아 첫 우승을 차지했다. 지난해 하반기 세계 랭킹 50위 이내에 든 안병훈은 대부분 PGA 투어 대회에 초청을 받는다.

[골프선수 안병훈은 누구?]

이번 대회에도 스폰서 초청 선수로 출전했다. 5일 개막하는 웰스파고 챔피언십에는 '직전 대회 톱10 선수' 자격으로 출전권을 얻었다. 세계 랭킹도 31위에서 7계단 뛰어오른 24위가 됐다. 한·중 탁구 커플의 아들인 안병훈은 "부모님의 뒤를 이어 올림픽에서 메달을 따면 최고의 영광"이라고 말한다. 아버지 안재형 탁구 국가대표 코치는 1988년 서울올림픽 남자 복식 동메달을, 어머니 자오즈민은 중국 대표로 1988년 서울올림픽 여자 복식 은메달과 단식 동메달을 땄다.

김경태는 올해 초 70위권 밖으로 밀려났다가 일본프로골프 투어에서 2승을 올리며 40위권으로 뛰어올랐다. 김경태는 2006년 도하 아시안게임에서 남자 개인과 단체전 등 금메달 2개를 딴 경험이 있다. 이수민은 지난주 유럽 프로골프 투어 선전 인터내셔널에서 우승하며 75위로 뛰어올라 경쟁 구도에 불을 지폈다. 2011년부터 4년간 국가대표를 하고도 정작 2014년 인천아시안게임 대표선발전에서 탈락한 아쉬움을 풀겠다는 각오가 강하다. 최경주는 올해 들어 PGA 투어에서 준우승을 차지하는 등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국가대표 감독으로 선임되긴 했지만 선수로 출전하겠다는 의지가 강하다.

한국 선수로는 처음으로 PGA 투어의 벽을 넘었던 최경주는 "올림픽에 선수로 나간다는 것은 영광"이라며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