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당 '정책역량 강화 집중워크숍'에서 박지원 원내대표가 초선 당선인을 대상으로 강의하고 있다.


국민의당 차기 원내대표로 추대된 박지원 의원이 3일 초선 당선인들에게 4선 의원의 정치 노하우를 전수했다.

국민의당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제20대 국회 당선자들을 대상으로 박 원내대표가 강사로 나선 '국민의당 정책역량 강화 집중 워크숍'을 개최했다.

4선 중진이자 원내대표만 세 번째 역임하는 박 의원은 의정생활 실무와 야당 의원으로서의 태도까지 경험에서 우러나오는 의원활동의 세부적인 활동과 태도를 강의했다.

강의 시작 시간보다 일찍 세미나실에 도착한 박 의원은 초선 당선자들과 일일이 악수를 했다. 맨 뒷줄에 앉은 이상돈, 오세정, 이동섭 당선자가 앉은 채 악수를 받자 군기반장을 자처해온 박 의원이 "앉아서?"라고 한 마디 내뱉었고, 그 말을 들은 세 의원은 벌떡 일어나 차렷자세로 이야기를 듣는 진풍경도 벌어졌다.

박 의원은 성실함을 강조하며 자신의 경험을 예로 '금귀월래(金歸月來)'를 주문했다. 지역구 의원들은 금요일에 지역구에 내려가 주민들을 만난 뒤 월요일에 서울로 돌아와야 한다는 훈수였다.

박 의원은 "목포에서 당선 인사를 하면서 1년 50번 이상 '금귀월래'하겠다고 했는데 처음엔 며칠 오다가 말 것이라며 아무도 안 믿었다"며 "그러나 이후에는 '내가 당신같은 사람 처음 봤다', '이번이 6번째요'하면서 명함 5개를 보여준 사람도 있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의정활동 시 출석을 잘 하고 국회법 등 관련 법안을 학습하라고 권유하는 한편, 언론을 대하는 방법도 이야기했다.

박 의원은 "국회의원이 되면 언론이 동반자라는 생각을 가지고 기자의 전화를 잘 받아야 한다"며 "가족이나 친구와 밥 먹는 사람은 정치인 자격이 없으며, 세 끼니 모두 기자와 먹는 게 제일 좋다"고 조언했다.

그러면서도 "기자들이 줄기차게 똑같은 사안을 물어보는 이유는 답변이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인데, 걸려들면 우리가 수고롭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의정활동을 하면서 겪은 전·현직 의원에 대해서도 인상평을 남겼다.

박 의원은 더불어민주당 박영선 의원에 대해 "방송기자 출신이라 말에 군더더기가 없고, 앵커도 해서 전달력이 좋다"고 평했다.

더민주당 손학규 전 상임고문에 대해서는 "말을 길고 어렵게 하는 천부적 소질을 타고났다"고 평했고, 강기갑 전 통합진보당 대표에는 "생활용어 위주로 짧은 문장을 써서 알아듣기 쉬웠다"고 했다.

야당 의원으로서 정체성과 초심을 잃지 않아야 한다고도 강조했다.

박 의원은 "야당은 투쟁심이 있어야 야당답다"며 "야당이 여당다우면 2중대"라고 말했다.

이어 "우리는 국민이 야당하라고 만들어준 것"이라며 "선명하게 하면서도 발목을 잡는 것을 바꿔야지, 야당임을 포기하면 절대 안 된다"고 했다.

그는 "최근 노동운동가 출신 의원들 위주로 보좌관·비서관 돈을 걷어서 쓰는 경우가 종종 있는데, 격별히 주의해달라"고 당부했다.

박 의원은 또 "걸리면 빨리 인정해야지, 그걸 변명하면 더 죽는다"며 "김대중 전 대통령이 무엇에 걸리면 얼른 사과하고, 더 곤란하면 물러나라고 그랬다"고 전했다.

박 의원은 초선 의원들의 각오를 남달리 해야 한다고도 말했다.

그는 "비례대표 의원과 원외 지역위원장 활용여부에 당의 명운이 걸렸다"며 "비례대표들은 대선이 있는 앞으로 2년간 집권을 위해 뛰고, 대선이 끝나면 지역위원장을 맡아서 지역구에 도전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한편 국민의당은 3일 정책역량강화 워크숍을 시작으로 6월까지 꾸준히 워크숍을 열 계획이다. 제2차 워크숍은 4일 인천 남동공단에서 '중소기업 현장을 가다'를 주제로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