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 국빈 방문을 계기로 이란에 처음으로 한국형 대형 병원을 세우기로 하는 등 의료 한류(韓流)가 불 전망이다. 향후 5년간 보건 의료 분야에서만 2조3000억원대 경제적 효과가 날 것으로 기대된다. 이란은 세계 화장품 시장 점유율 7위에 올라 있을 만큼 화장에 관심 많은 여성이 많아 우수한 한국 화장품을 알리기 위한 홍보관 설립도 추진하기로 했다.

보건복지부는 2일 "정상 순방에 복지부 장관과 보건 의료 분야 민간사절단도 동행해 보건 의료 협력과 병원 건설 등에 대한 투자를 비롯, 제약·의료기기 분야 등에서 수출계약 및 양해각서(MOU) 총 18건을 체결했다"면서 "향후 5년간 2조3000억원에 이르는 경제적 성과를 낼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복지부에 따르면 인구 약 8000만명의 이란은 인구 1만명당 의사 수(5.96명)가 한국(22명)의 4분의 1 수준인 데다 오랜 경제 제재 여파로 보건 의료 분야가 낙후된 상태여서 병원 건립이나 제약·의료기기 수출 등에서 '기회의 땅'으로 여겨졌다. 이번 양해각서 체결로 한국 기업은 샤히드 라자이 병원, 나마지 병원, 마흐디 병원, 테헤란 의과대학병원 등 6개 병원 건립 사업을 맡기로 합의했다. 이란에 한국이 병원 건립에 나서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며, 병원 건립에서만 1조9000억원의 경제적 성과가 예상된다는 게 정부 설명이다. 병원을 지을 땐 의료기기나 병원 정보 시스템 등 병원 운영에 꼭 필요한 의료기자재도 외부 조달량의 25% 이상을 한국산으로 쓰는 식의 '한국형 병원'으로 만들어 향후 의료기기 수출이 이어질 것으로 기대된다. 한국의 건강보험 시스템 기술도 이란 병원 등에 도입하는 협정을 맺기도 했다.

식품의약품안전처도 이번 순방을 계기로 "국내 식품과 의약품·화장품·의료기기 등이 이란에 진출할 수 있도록 허가·심사 규정 정보를 공유하는 등 상호 협력 내용을 담은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고 2일 밝혔다. 특히 이란 여성들은 화장에 관심이 많지만 그간 주로 프랑스·독일 등 유럽산 화장품 선호가 높았기 때문에 이번 기회에 '한국 화장품 홍보관'을 세워 한국 화장품 알리기에 적극 나설 계획이다. 식약처 관계자는 "한국 화장품 기업이 이란에 진출해 품목 허가를 받을 땐 화장품 제조소 사전 현장 실사도 생략할 수 있도록 협의해 우리 기업들이 속도를 내도록 도울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