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당 원내대표로 내정된 박지원 의원이 20대 국회 국회의장직에 도전하는 문희상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도움 요청을 뭉개버린 것으로 30일 알려졌다. "친노(親盧)라서 안된다"는 이유였다.

박 의원은 지난 26일 경기도 양평의 한 콘도에서 열린 국민의당 당선자 워크숍에서 취재진을 만나 "더불어민주당의 유력한 국회의장 후보가 자기 좀 도와달라고 전화가 왔다"고 말했다. 박 의원은 이어 "내가 '당신은 안돼. 당신은 친노 아니냐'고 말했다"고 덧붙였다.

당시 박 의원은 통화 상대를 묻는 기자들의 말에 즉답을 피하면서 "오늘 저녁 그 사람 잠을 못 잘 거다"라고 말했다. "(국회의장) 꿈을 깨버려야지"라는 말도 했다.

박 의원이 통화한 상대는 우여곡절 끝에 4·13 총선에 당선된 6선의 문희상 의원으로 알려졌다. 박지원 의원과 문희상 의원은 모두 동교동계 출신으로 과거 김대중 전 대통령의 가신(家臣) 그룹으로 통했다.

현재 더민주에서 국회의장 후보군으로 문희상 의원을 비롯해 정세균(6선), 원혜영(5선) 의원과 복당을 신청한 무소속 이해찬(7선) 등이 거론되고 있다. 더민주는 '여소야대' 국면에서 원내 1당에서 국회의장이 나와야 한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제3당으로 캐스팅보트를 쥔 국민의당 박지원 의원은 "20대 국회의장에 친노는 안 된다"는 입장이 강하다. 박 의원은 "대통령이 실정(失政)을 인정하면 새누리당 국회의장도 협력할 수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한편 도움 요청을 거부당한 문희상 의원은 한 매체와의 통화에서 "박 의원이 나에게 한(恨)이 있는 것 같다. (박 의원이)친노를 이번에 싹 죽여야 한다는 생각에만 잠겨 있는 것 같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