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대기업이 글로벌 기업을 사칭한 이메일로 거래 대금 수백억원을 날려 검찰에 수사를 의뢰했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LG화학은 지난 3월 국제 이메일 해킹으로 240억원의 손해를 입었다며 서울중앙지검에 수사를 의뢰했다.

LG화학은 사우디아라비아 아람코프로덕트트레이딩에서 나프타를 사들여 수입한 뒤, 석유화학 제품을 만들어 왔다. 아람코프로덕트트레이닝은 연간 34억 배럴의 원유를 생산하는 세계 최대 석유회사인 사우디 국영기업 아람코의 자회사이다.

LG화학은 지난달 아람코 측으로부터 납품대금 계좌가 변경됐다는 이메일을 받았다. LG화학은 이메일과 계좌 명의까지 확인한 뒤 아무런 의심 없이 거래대금 240억원을 송금했다. 하지만 해당 계좌는 아람코와 관계없는 제3자 계좌인 것으로 확인됐고, LG화학은 송금한 240억원만큼 피해를 보게 됐다.

LG화학 등은 이번 사건이 이메일 해킹을 통한 무역대금 사기인 것으로 보고 있다. 해커가 기업 간 거래에 사용된 이메일을 해킹해 거래 내용과 대금 규모 등 상세 내용을 파악한 뒤 사칭 이메일을 보낸 것으로 추정하는 것이다.

LG화학 관계자는 “주요 거래처에 대한 조직적인 이메일 해킹으로 인한 사고”라며 “사고를 확인한 후 검찰에 즉각 수사를 의뢰했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또 “은행과 거래 상대방에게도 과실 가능성이 있는 만큼 추후 대응 방안을 마련할 예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