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병호(오른쪽) 국가정보원장이 27일 열린 국회 정보위원회 간담회에 출석해 개회를 기다리고 있다. 이 원장은 비공개 회의에서 중국의 북한 식당 종업원 집단 탈북, 7차 노동당 대회 등 북한 현안에 대해 보고했다. 왼쪽은 정보위원인 새누리당 이철우 의원.

[북한, "7차 당대회 준비로 당 간부, 주민 불만 증폭" ]

[이병호 국가정보원 원장은 누구?]

국가정보원은 27일 "이달 초 (중국의) 북한 식당 종업원 20명이 함께 탈북하려 했지만 그중 7명은 가족 등을 걱정해 마지막에 빠지고 13명만 탈북했다"고 밝혔다.

국정원은 이날 국회 정보위원회 간담회에서 "일각에서 식당 종업원들의 탈북이 '유인 납치'라는 주장이 있지만 이는 사실이 아니다"며 이같이 밝혔다. 국정원이 "막판에 빠져서 잔류했다"고 설명한 7명의 종업원은 최근 미국 CNN 인터뷰에서 "(이번 사건은) 남조선 당국의 지령하에 꾸며진 납치극"이라고 주장했다. 이날 국정원은 "탈북한 종업원 13명은 합법적 북한 여권을 갖고 자력으로 탈출했다"고 밝혔다. 정보 소식통은 "국정원 보고는 '우리 정부가 13명의 탈북 사실을 일찍 공개하는 바람에 남겨진 7명이 강제 북송돼 신변이 위험하다'는 일부 주장을 반박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국정원은 또 "유엔 안보리 결의에 따른 각국의 대북 제재로 해외 북한 식당 방문객이 급감해 중국 등 20여곳의 북한 식당이 영업을 중단하거나 폐업했다"고 했다.

국정원은 "북한이 지난 1월 초 4차 핵실험 당시 5차 실험 준비를 사실상 마쳤으며, 5차 핵실험은 김정은의 지시만 남겨둔 상태인 것으로 파악됐다"고 말했다. 그러나 5차 핵실험의 날짜를 구체적으로 특정하지는 않았다.

또 북한이 지난 23일 발사한 잠수함 발사 탄도미사일(SLBM)과 관련해 "기술 소스는 러시아 쪽에 가깝다고 본다"고 밝혔다. 그러나 "(북한 SLBM 기술과) 러시아 정부는 무관하고 밀거래로 보인다"고 말했다. 국정원은 "북한의 이번 SLBM 발사는 최근 실험 중 가장 성공적이었고, 사출과 초기 비행에서 일정 부분 기술적 진전이 있었던 것으로 판단한다"고 했다. 다만 "전력화까지는 상당 기간 소요될 것이며 그 기간은 3~4년 정도로 예측한다"고 했다.

국정원은 다음 달 6일 열리는 북한 노동당 7차 당 대회와 관련해 "지난 1980년 6차 당 대회 때는 각국 사절단을 초청했는데 이번에는 후지TV나 BBC 등 외신기자단만 초청하고 있고, 중국·러시아 등 외국 사절을 초청하려는 움직임이 없다"며 "북한이 내세울 만한 경제 성과가 많지 않고 대북 접촉을 꺼리는 각국의 분위기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국정원은 "당 대회를 위해 주민들이 각종 준비 행사와 전시성 건설에 동원돼 장마당(시장)이 어려워지는 등 부작용이 나타나고 주민 불만이 많다"고도 했다. 북한은 이날 "노동당 7차 대회가 5월 6일 평양에서 개최된다"고 공식 발표했다. 북한의 당 대회는 '김정은 시대' 선포를 위해 36년 만에 열리는 것이다.

한편 국정원은 보수 단체인 어버이연합의 활동을 지시했다는 의혹에 대해서는 "이번 일은 국정원과 전혀 관계없다"고 밝혔다. 국정원은 "어버이연합을 통해서 대공, 국가 안전 유해 사범의 제보를 받거나 자료를 전달받았으며 이는 대공 방첩이나 대테러상 법률적으로 허용된 필요한 업무"라며 "(이런 측면에서는 국정원이) 진보 단체든 보수 단체든 접촉이 가능하다"고 했다. 국정원은 야당 측 정보위원이 '보수 단체를 동원한 의혹이 있다'고 추궁하자 "다시 조사하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