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당의 첫 번째 20대 국회 원내 사령탑이 된 박지원 신임 원내대표는 27일 본지 인터뷰에서 "후배들에게 길을 터주지 못해 미안한 마음이 여전하고 부담스럽다"면서도 "우리 당 전체가 이번 국회는 19대와 달리 반드시 성공시켜야 한다는 절박한 심경으로 저를 추대한 것 같아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다"고 했다. 박 원내대표는 "이 순간부터 국회에서 국민의당을 위한 당리당략(黨利黨略)은 없으며 안철수 대표 등의 대권 가도에 대한 생각도 싹 지워버릴 것"이라며 "국난(國難) 수준의 위기에 빠진 경제에 초점을 맞춰 국민의 신뢰를 받는 국회를 만들겠다는 목표만 보고 가겠다"고 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국민의黨원내 사령탑으로… 산길 걷는 박지원 - 국민의당 원내대표로 합의 추대된 박지원 의원이 27일 아침 경기도 양평의 한 리조트에서 산책하고 있다. 박 의원은 2010년(18대) 민주당, 2012년(19대) 민주통합당에 이어 세 번째로 원내대표를 맡게 됐다. 박 의원은“국난(國難) 수준의 위기에 빠진 경제에 초점을 맞춰 국민의 신뢰를 받는 국회를 만들겠다는 목표만 보고 가겠다”고 했다.

[박지원 국민의당 원내대표는 누구?]

―정치 인생에서 세 번째로 원내대표를 맡게 됐다.

"기네스북에 오르는 것 아닌지 모르겠다. 당 대표 등 개인적으로 목표하는 바가 있었기 때문에 꼭 이 자리를 맡아야 하는지 고민도 컸다. 하지만 국민의당을 선택한 유권자들의 결단에 온몸으로 보답하겠다는 차원에서 추대를 수락했다. 어쨌든 이번이 내 인생의 마지막 원내대표다. 막힌 것을 뚫고 굽은 것을 펴며 잘되는 일에 대해서는 '윤활유' 역할을 하겠다."

―20대 국회에서 무엇에 가장 중점을 둘 생각인가.

"19대 국회는 일하지 않는 국회로 국민들의 거센 비판을 받았다. 국민의당이 그런 여야(與野)의 극한 대립 구도를 깰 것이다. 그리고 새누리당과 더불어민주당 사이에서 오락가락하는 '캐스팅보트(Casting Vote)' 정당이 아니라 실질적 대안과 비전을 제시하는 '리딩 파티(Leading Party)'가 되겠다. 지금 국가를 되살리기 위해 국회가 뛰어야 한다."

―최근 구조조정이 현안이 되고 있다.

"이명박·박근혜 정부 8년간 이미 진행했어야 할 구조조정을 미루면서 '경제가 살아나고 있다'는 말만으로 국민 눈을 가려왔다. 이제는 박근혜 대통령이 경제 정책 실패를 솔직하게 인정하고 국회와 국민에게 협력을 구해야 한다. 현재 주로 언급되는 해운(海運)과 조선(造船) 산업뿐 아니라 총체적 구조조정이 필요하다. 난 'IMF 위기' 당시 김대중 대통령 곁에서 기업 구조조정의 핵심적 역할을 했다. 당시 30대 재벌 중 15개 정도가 해체됐다. 지금은 그때보다 상황이 더 나쁘다. 정부와 국회가 강한 구조조정에 나서야 한다. 부실기업을 만든 사람들에 대한 책임도 매섭게 물어야 한다."

―박근혜 정부가 추진하는 노동 개혁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나.

"노동 개혁 안 할 수 없다. 하지만 해고된 노동자를 버려서도 안 된다. 기업이 어렵다면 일단 일부 노동자를 해고하되 상황이 좋아지면 다시 채용하는 방식도 있지 않겠나. 물론 이런 노동자들은 국가에서 우선 사회안전망으로 보호해야 한다. 정부가 원하는 노동 개혁 법안에 대해서는 당 차원에서 전문가들과 함께 검토를 할 것이다. 정부·여당의 주장을 그대로 받아들일 순 없다. 국민적 합의를 이룰 수 있는 대안을 우리가 제시할 것이다. 어쨌든 산업 구조조정과 노동 개혁을 하지 않으면 나라가 다 죽는 상황인 건 맞다."

―연정(聯政)에 관한 논의가 활발하다.

"내가 예전부터 얘기했던 것이다. 호남이 참여하는 연정 말이다. 요즘은 '영호남 연정'도 언급된다. 지역 간 균형발전과 지역감정 해소를 위해 이런 논의가 이뤄지는 것은 나쁘지 않다. 하지만 우리 당의 정체성이 우선이다. 그것이 확보되지 않은 상태에서 섣불리 연정에 나섰다가는 '집토끼' 즉 고정 지지층이 날아갈 수 있다."

―국민의당 유력 대선 주자는 안철수인가.

"다들 그렇게 생각하지 않나. 우리가 중심이 돼 20대 국회가 성공하면 유권자들의 국민의당 집권에 대한 기대감이 커질 것이다. 안 대표가 대통령이 되면 저런 비전이 생기겠구나라는 인식도 심어줄 수 있다. 물론 엄격하게 말하자면, 우리 당의 대선 후보는 다른 사람이 될 수도 있다."

―호남 선거 결과는 어떤 의미인가.

"총선을 통해 명백히 확인된 것은 더민주 문재인 전 대표는 싫다는 것이다. 국민의당도 친노(親盧) 진영과 문 전 대표처럼 호남을 이용만 하려고 해서는 금방 외면받을 수밖에 없다. 우리가 진정성을 갖고 호남 민심을 받들어야 한다. 더 잘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