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젠 주식 백지신탁 염두"...미래위-교문위-정무위 희망
"김종인, 형세 판단 빠르고 정확...대선 생각하면 역할 많이 필요"
경기 성남시 분당구 야탑동 341 분당종합터미널 옥상. 조선비즈는 지난 15일 ‘실물경제 전문가’를 표방했던 김병관 당선자 선거 사무실이 입주한 홈플러스 야탑점(분당종합터미널) 건물을 찾았다. 야탑광장을 사이에 두고 김 당선자 사무실 맞은편 외환은행 건물에는 ‘금융 전문가’ 권혁세 후보의 대형 현수막이 아직 걸려 있었다.
선거전의 긴장이 아직 가시지 않은 듯, 김 당선자는 이날 조선비즈와의 인터뷰에서 “경제라고 하면, 거시경제만 강조하면서 기업과 관련된 경제행위를 약간 덜 중요하게 보는 경향이 있다”며 “실물경제를 다뤄 본 사람이 경제 이슈도 다루고 정책도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실물경제 전문가’를 강조한 김 당선자는 선거운동을 하면서 핵심 홍보문구도 “신제품 김병관”이라고 뽑았다. 젊은 정치신인의 이미지를 극대화하기 위해서였다. 더민주가 취약한 주부들에게 다가가려는 의미도 있었다. 그는 “홈플러스 건물에 ‘신제품 김병관’이라고 달고 나오니까 그게 눈길을 끌었다”고 설명했다.
결국 보수성향이 강한 경기 성남 분당갑 지역구에서 민주당 계열 정당 후보가 처음으로 당선됐다. 김 당선자는 6만3698표(47.03%)를 얻어 권혁세 새누리당 후보(5만2160표, 38.51%), 염오봉 국민의당 후보(1만9577표, 14.45%)를 가볍게 제쳤다.
◆ “20대 국회의 기본 줄기는 ‘경제’”
“IT 강국이었지만 이제는 IT강국이라고 말하기 민망한 수준으로, 중국에게 그런 위치를 빼앗기고 있다. IT와 경제를 잘 알고, 민간에서 성공한 경험이 있는 사람으로, IT산업을 활성화하고 경제를 살리는 의원이 되겠다.”
7만명 넘는 근로자, 1000개 넘는 기업이 일하고 있는 판교테크노밸리를 품고 있는 분당갑 지역구의 새 국회의원 김병관 당선자의 포부다.(관련기사☞[판교밸리 지금은]① 어둑한 밤 전동휠…유령이라고요? 판교 엔지니어입니다)
김 당선자는 2000년 솔루션홀딩스를 창업하면서 IT 벤처의 길을 걷기 시작했다. 2003년 게임 사업을 확대하던 NHN가 솔루션홀딩스를 인수하면서 김 당선자는 ‘성공한 사업가’가 됐다. 이 때 벌어들인 돈으로 김 당선자는 NHN게임스 주식을 사들여 독자 경영을 시작, MMORPG(대규모 다중사용자 온라인 롤 플레잉 게임)인 ‘R2’의 흥행에 성공하며 게임 업계에서 자리를 잡았다. 이후 ‘뮤’라는 성공한 게임 타이틀을 갖고 있던 ‘웹젠’을 인수해 대표이사와 이사회 의장을 역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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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당선자는 희망 상임위원회에 대해서는 “(국회에 가면) IT, 과학기술, 기업, 경제와 관련된 쪽에서 기여하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정무위원회,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중 한 군데서 일하고 싶다는 의사를 밝힌 셈이다. 그는 자신이 보유한 웹젠 주식(943만5000주, 2200억원 상당)의 백지신탁에 대해서도 “염두에 두고 있다”고 덧붙였다.
김 당선자는 국회 입성 후 최초로 발의할 ‘1호 법안’에 대해서는 “창업날개법(가칭)”을 꼽았다. 대표이사 연대보증 등을 폐지하고 기업인들이 창업에 한 번 실패해도 새로운 도전이 가능하도록 돕는 내용이다. 김 당선자는 지역구 현안인 ‘임대아파트의 분양전환’가격 산정 문제와 게임업계 현안인 ‘게임 셧다운제’ 폐지 문제도 주요 입법 과제로 꼽았다. 그는 또 “20대 국회에 들어온 사람 중에 비례대표 당선자 빼고 제가 아주 어린 편인데, 청년의 문제, 젊은 세대 문제에 대해 좀 더 관심을 갖고 일하려고 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김 당선자는 더불어민주당이 20대 국회에서 현 정부 경제 실정(失政) 문제에 중심을 두고 활동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유권자들이) 사안에 따라서 이념적으로 보기도 하지만, 여와 야, 보수와 진보를 떠나서 공통적으로 경제 실정에 대해서는 비판적”이라며 “기본 줄기는 경제 실정이고 경제민주화, 경제 살리기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말했다.
◆ “기업과 정치의 다른 점...내 뜻과 맞지 않아도 해야 하더라”
김 당선자는 ‘김종인 1기 비상대책위원회’의 일원이었다. 정치신인으로서는 얻기 어려운 기회를 얻어, 더불어민주당이 혼란을 수습하는 과정을 지켜본 것이다. 비례대표 배정 과정에서는 마음고생도 많이 했다. 그는 “밖에서 비판하는 사건을 안에서 보면 팩트도 전혀 다른 것이 많은데, 그것에 대해서 적극적으로 부정하면 또다른 분란의 불씨를 만드는 것이라서 조용히 있는 경우도 있었다”고 어려움을 전했다.
그는 정치와 기업의 차이에 대해 “기업은 하기 싫으면 안 해도 되는 일이 많고 일을 할 때 선택할 수 있는 옵션이 많았지만, 정치는 내 뜻과 맞지 않아도 해야 한다”며 “내 뒤에 있는 사람들을 내가 대변하고 있기 때문에 그들을 위해서 더 반대편 사람도 많이 만나야 하더라”고 설명했다.
김 당선자는 “당에 들어와서 비대위원으로 중앙정치 위주로 활동하다가 공천을 받은 뒤 지역에서 뛰면서는 완전히 중앙정치와 상관없이 지역정치에서 뛰었다”며 “그 둘을 적절히 조화롭게 잘하는 것이 쉽지 않은데, 지역정치에도 신경을 많이 쓰겠다. 갈수록 포부가 작아진다”고 말했다.
◆ “비례대표 지지율 반성해야...국민의당과 연대해야”
김 당선자는 문재인 전 대표의 영입인사 2호다. 김종인 현 비대위 대표와 문재인 전 대표 모두에게 기대를 받는 유망주인 셈이다. 그는 문 전 대표의 총선 선거운동을 비판하는 주장에 대해 “문재인 전 대표만 갖고도 안되지만, 문 전 대표 없이도 안된다”고 반박했다.
김종인 대표에 대해서는 “형세에 대한 판단이 빠르고 정확하며, 많은 사람들로부터 이야기를 들으려고 해 개방된 느낌”이라며 “우리당의 고정된 틀을 깨려는 노력을 많이 했고, 그 틀이 깨져야 우리가 내년에 정권을 찾아올 수 있다는 생각을 많이 하시는 것 같다”고 평가했다. 이어 “김종인 대표의 역할이 필요하다”며 “특히 대선을 생각하면 김 대표의 역할이 많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전국 총선 결과에 대해서는 “호남(에서의 대패) 뿐 아니라 당의 비례대표 지지율이 국민의당에 비해 더 낮게 나왔다”며 “우리당이 반성하고 성찰하는 기회로 삼아야 한다”고 말했다. 또 “정권교체를 위해서 필요한 일”이라며 더민주와 국민의당의 적극적인 연대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어떤 분들은 ‘무시하고 가야 한다’고 하지만 지금은 무시하고 갈 수 있는 수준을 넘는 의석수고, 국민들이 우리당보다 많은 비례대표 지지를 해줬다”며 “우리당 의원들이나 국민의당 의원들의 성향이 많이 다르지 않고, 많은 분이 우리당에 있다가 간 분들”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