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젯밤 꿈을 꾸었는데 (이)민지 언니가 우승했어요." 리디아 고(19)는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롯데 챔피언십(하와이 코올리나 골프클럽) 4라운드를 앞두고 이민지(20)의 어머니 이성민씨에게 이런 말을 전했다. 어머니 이씨는 딸 성적이 뒤처져 있어 주변에 "말이 되는 소리를 해야지"라고 하면서도 혹시나 했다고 한다. 어머니 이씨는 티칭 프로다. 전인지의 어머니가 "골프는 장갑을 벗어봐야 아는 것이니까 모르는 일이지"라고 거들었다. 알고보니 신통한 꿈이었다. 뉴질랜드 교포인 리디아 고와 호주 교포 이민지는 어려서부터 주니어 대회를 통해 잘 알고 지내는 사이다. 아마추어 세계 랭킹 1위 자리도 리디아 고에 이어 이민지가 차지했었다.

호주 교포 이민지(오른쪽)는 17일 미 LPGA 투어 롯데 챔피언십에서 우승하며 스무 살 생일을 맞기 전에 2승을 거둔 사상 다섯 번째 선수가 됐다. 여자 골프 ‘신동’이라 불러도 손색없는 경력이다. 이민지는 세리머니에서 하와이 전통춤인 훌라춤을 따라 하며 우승을 자축했다.

[리디아 고 골프 선수는 누구?]

이민지는 5타 차를 극복하고 역전 우승했다. 이민지는 4라운드에서 이글 1개, 버디 6개를 몰아치며 8언더파 64타를 쳤다. 최종 합계 16언더파 272타를 기록한 이민지는 공동 2위 전인지와 카티 버넷(미국)을 1타 차로 제쳤다. 지난해 킹스밀 챔피언십에 이어 2승째를 올린 이민지는 상금 27만달러(약 3억원)를 받았다.

이민지는 3라운드까지 5타 차 공동 6위였다. 우승은 힘들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코치가 "마지막 날 8언더파 64타만 치면 우승할 것"이라며 격려했는데 이 말도 그대로 현실이 됐다. 전반 9홀에서 2타를 줄인 이민지는 후반 11번홀에서 버디를 잡았다. 그리고 13번홀(파5)에서 이글을 잡으며 추격전을 펼쳤다. 32m 거리에서 58도 웨지로 친 샷이 그대로 홀로 들어갔다. '버디 트레인(birdie train)'이란 별명이 있는 이민지는 14·15번홀에서도 연속 버디를 잡아 공동 선두로 올라섰다. 그리고 17번홀(파4)에서 버디를 잡으며 단독 선두가 됐다.

전인지는 이날 5타를 줄였지만 18번홀 6m 버디 퍼트가 빗나가면서 시즌 세 번째 준우승을 기록했다. 리디아 고는 공동 23위(5언더파)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