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7월 말 '윤 일병 구타 사망 사건'이 세상에 알려졌다. 육군 28사단 소속 윤모 일병이 선임병의 잔인한 가혹행위로 숨진 것으로 밝혀지면서 국민의 공분(公憤)을 자아냈다. 그러나 이 사건이 처음 알려진 바로 다음 날, 28사단 소속 부사관 한 명이 부하 장병에게 욕설과 폭언을 해 징계를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당시 군 밖에서는 윤 일병 사건의 원인과 대책을 놓고 갖가지 의견을 쏟아냈지만, 정작 같은 부대에선 예전처럼 욕설과 폭언이 자행되고 있던 것이다.
1987년 육군 부사관으로 임관한 A씨는 2011년 5월부터 2014년 10월까지 육군 28사단 정보통신대대 군수과에서 근무했다. A씨는 부대 내 급식·부식 수령과 관리 업무를 담당했다.
A씨는 2014년 8월 장병에게 폭언 및 욕설·협박을 해 품위 유지 의무를 위반했다는 이유로 감봉 1개월의 감봉 처분을 받았다. A씨는 2014년 7~8월 병사들에게 업무를 지시하고서 실수를 하거나 결과가 좋지 않으면, "징계하겠다" "영창 보내겠다"며 겁을 줬다. 또 2014년 7월 31일 오후 4시쯤 부대 내 지휘통제실에서 통화하던 중 병사가 말을 제대로 알아듣지 못하자, 욕설 등 폭언을 했다.
윤 일병 사건은 2014년 7월 30일 밤 방송사 보도로 세상에 처음 알려졌다. 윤모(당시 21세) 일병이 선임병들의 가혹 행위를 견디지 못해 사망한 것은 2014년 4월인데, 뒤늦게 알려진 것이다. 당시 군 당국은 선임병 5명을 상해치사죄로 구속 기소했으며, 간부 16명을 징계했다고 밝혔다. 이후 엽기적인 가혹 행위가 드러나고, 군 당국이 쉬쉬하면서 은폐한 의혹이 제기되면서 국민 공분을 샀다. 국방부 장관은 "21세기 문명사회에서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법석을 떨었고, 육군 참모총장은 물러났다.
하지만 A씨는 윤 일병 사건 보도 다음 날에도 병사들에 대한 폭언·협박을 계속 했다. 28사단에선 그해 4월 윤 일병이 사망하고, 같은 해 8월 휴가를 나온 관심 병사 3명이 자살하는 사건이 발생했는데도 후진적 병영 문화가 되풀이되고 있던 것이다.
A씨는 2014년 9월 감봉 1개월 징계에 대해 항고했고, 28사단장은 근신 10일로 감경했다. A씨는 작년 1월 의정부지법에 징계 취소 소송을 냈지만, 1심에서 패소했다. A씨는 항소했다.
서울고법 행정4부(재판장 조경란)는 1심 같이 원고 패소 판결했다고 12일 밝혔다. 재판부는 "A씨가 병사와 통화 중 욕설을 하고, '영창 보내겠다'며 겁을 준 사실이 인정된다"며 "병사에 대한 군 간부의 폭언·협박은 병영 부조리 문화의 대표적 사례로, 군에 대한 국민 신뢰를 떨어뜨릴 위험이 크다"고 밝혔다. 이어 "병사들의 심리적 피해가 작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며 "민주적 병영 문화 정착과 군에 대한 국민 신뢰 회복 등의 공익이 A씨가 징계로 받는 불이익보다 크다. 징계가 부당하지 않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