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달리며 호흡하는 것, 회사 단합에 이보다 좋은 기회는 없죠."

중소기업 'KES'(케이이에스) 직원 42명이 오는 24일 열리는 '통일과 나눔 서울 하프마라톤' 10㎞ 코스에 출전한다. 매년 봄·가을 경기도 안양 본사 근처 수리산 등을 등반하며 친목을 다졌지만, 올해는 서울 한복판을 달리며 봄 정취를 함께 만끽하기로 했다. 평소 야구와 족구를 즐기는 '운동광' 김영래(56) 대표가 참가를 제안했다. 여직원 6명도 참여한다.

KES는 방송통신 및 전기·전자 제품이 출시되기 전, 규격·시험 인증을 하는 국가 지정 업체다. 1985년 처음 설립돼 업계에서 자리를 다졌지만 2008년 위기가 찾아왔다. 다른 업체와의 경쟁에서 밀리며 전체 직원이 5명까지 줄었다고 한다. 김 대표는 '저력 있는 회사를 살려보자'는 마음에 문 닫기 직전이던 KES를 인수했다고 한다.

사실상 재창업한 회사에서 김 대표가 내건 가치는 '단합'이었다. 작은 회사일수록 활발한 의사소통이 절실하다고 판단, 직원들과 함께하는 시간을 늘렸다. 분기마다 산과 강에서 전 직원이 참여하는 야유회를 열고 토론회도 개최했다. 이런 노력으로 끈끈해진 회사는 지난해 7년 전보다 30배 이상 매출을 기록했고, 전체 직원도 50여명으로 늘었다.

함께 뛰면 더 신나요 - 함께 달리고 땀 흘리면서 회사 구성원들은 하나가 됐다. 중소기업 KES 임직원들이 6일 경기 여주 연구소 마당에서‘서울하프마라톤’을 앞두고 각오를 다지는 모습. 예년 이맘때는 산에 올랐지만 올해는 서울 도심을 함께 달리며 봄날을 만끽한다.

김 대표는 KES의 굴곡진 이력이 오르막과 내리막을 뛰는 마라톤과 닮았다고 말한다. 그는 2년 전 직원 20여명과 춘천마라톤대회(10㎞)에 참가해 함께 달리는 것의 매력을 처음 느꼈다. "당시 숨이 턱밑까지 차올라 포기하고 싶었지만 동료들이 끝까지 이끌어줘 완주할 수 있었죠. 그때의 쾌감을 전 직원과 함께하고 싶었습니다."

대표의 제안에 직원들도 뜨겁게 호응했다. 3년 전 KES로 이직했다는 김규일(34) 마케팅부 과장은 "한 가족같이 단합하는 회사 분위기에 큰 매력을 느꼈다"며 "함께 땀 흘리는 이번 대회도 특별한 추억이 될 것 같다"고 했다. 김 대표는 "이번엔 내가 지친 직원들의 손을 잡고 다 함께 결승선을 통과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통일과 나눔 마라톤 참가 신청 이렇게]

24일 열리는 '통일과 나눔 서울하프마라톤'은 광화문을 출발해 서울시청 마포대교 여의도 양화대교를 지나는 코스에서 열린다. 상암 월드컵공원 평화의 광장에 골인한다. 10㎞는 여의도 공원이 피니시 지점이다. 수익금의 일부는 '통일과 나눔 재단'에 통일 기금으로 조성된다. 참가 신청 marathon.chosun.com/, 문의는 마라톤 사무국 (02)338-103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