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관 정보] 외교부에서는 어떤 일을 할까?]

지난달 25일 외교부 출범 이래 여성 최초로 본부 실장급(1급)인 기획조정실장에 기용된 백지아(53) 실장은 "다들 일이 힘들 거라고 했지만 막상 맡고 보니 정말 재밌고 보람 있다"고 했다.

기조실장은 외교부의 예산 편성과 집행, 인사 운영, 대(對)국회 업무를 총괄하는 자리다. 기재부나 국회 등 이른바 '힘 있는 기관'들을 상대로 예산을 따오거나 조직을 키우는 게 주된 업무라 평생 외교 업무만 해온 고위 외교관들 사이에선 '험지(險地) 근무'로 꼽힌다.

하지만 백 실장은 "30년간 외교관으로 일하며 '우리 조직이 이렇게 해주면 좋을 텐데' 싶은 순간이 많았는데 마침 그런 걸 중점적으로 고민할 수 있는 자리를 제의받은 것"이라며 "새로운 도전을 기쁘게 맞이했다"고 말했다. 기조실장으로서 고민하고 결정할 일들이 외교부와 직원들 삶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는 것이다.

백 실장은 "외교부에 몸담은 사람들을 키우고 보살피는 게 기조실의 중요한 업무"라며 "직원들이 즐거운 일터에서 활기차게 일할 수 있게 할 아이디어를 모아나가겠다"고 했다. 특히 그는 "과거엔 일과 가정의 양립이 조직의 효율적 운영에 마이너스가 된다고 생각했지만 지금 세대는 다르다"며 "두 가지가 상쇄가 아닌 상승 작용을 일으킬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겠다"고 했다.

백 실장은 서울대 외교학과(81학번)를 나와 1985년 외무부에 입부했다. 지금은 퇴임한 김경임(외무고시 12회) 전 튀니지 대사에 이어 여성으로는 사상 두 번째 외무고시(18회) 합격자였다. 이후 주태국 1등서기관, 인권사회과장, 주제네바 참사관, 주말레이시아 공사참사관, 국제기구국 협력관, 국제기구국장, 안보리업무지원대사, 주유엔 차석대사 등을 거쳤다.

외교부 안팎에서 주목받는 양자(兩者) 외교나 북핵 관련 업무보다 다자(多者) 외교 분야에서 경력을 쌓은 것에 대해선 "양자냐 다자냐는 외교의 그릇일 뿐, 중요한 건 어떤 레시피(요리법)로 어떤 콘텐츠를 담아낼 것이냐"라며 "양자와 다자를 관통하는 핵심 역량, 즉 상대방에게 자기 입장을 잘 설명해 타협점을 도출하는 능력을 갖추는 게 중요하다"고 했다.

그는 "'난 평생 이거만 하겠다'는 생각으론 전문가가 될 수 없다"며 "무슨 일을 맡든 지혜롭게 해낼 수 있다면 그것이 쌓여 실력이 되고 결국 우리 외교력의 상승으로 이어지는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