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월부터 본격화된 서울중앙지검의 가습기 살균제 수사가 막바지로 치닫고 있다. 검찰은 제조·유통업체 압수 수색, 220명 피해자 진술 조사, 유해성 분석을 해왔다.
가습기 살균제 사망자는 2013년 7월 이후 진행된 정부 공식 조사에서만 143명 확인됐다. 가습기 살균제 원료는 외국에선 수영장·물탱크·정화조 청소에나 쓰는 물질이다. 업체들은 그걸로 가정용 가습기 살균제로 만들면서 '인체에 안전한 성분을 사용했으니 안심하고 쓰라'는 안내 문구까지 붙였다. 첫째 아들이 죽은 뒤 가습기 살균제 때문인 줄 모르고 계속 쓰는 바람에 둘째 아들마저 잃은 부모도 있다. 2011년 8월 정부가 판매를 중단시키기까지 무려 17년간 유통된 점을 감안하면 이유도 모르고 죽은 피해자는 밝혀진 숫자의 몇 배는 될 것이다. 가장 판매량이 많았던 '옥시싹싹 가습기 당번' 경우 12년간 453만개나 팔렸다.
수사 핵심은 가습기 살균제 제조사·유통사가 흡입 독성을 알면서도 제품을 판매했는지 여부와, 제품 안전성을 확인하기 위한 과정을 제대로 거쳤는지 하는 것이다. 업체들은 낮은 농도에서의 독성은 문제 되지 않는다고 주장해왔다. 그러나 2011년 판매 중단 이후로는 피해자가 더 나오지 않고 있다. 원료 공급회사도 2003년 수출용에는 '먹거나 흡입해선 안 된다'는 경고 문구를 삽입했었다. 업체들이 독성을 알면서도 제품을 팔았다면 고의로 수많은 생명을 위험에 빠뜨린 것이다.
피해자들은 2012년 서울중앙지검에 고소장을 제출했었다. 그러나 검찰은 일반 형사 사건으로 처리해 검사 1명에게 사건을 배당한 후 경찰 수사를 지휘만 했다. 2013년엔 최종 역학조사가 안 나왔다는 이유로 수사를 중단시켰다. 많은 국민의 건강과 생명을 위협한 사건을 4년 동안 4명의 서울지검장이 바뀌도록 세월을 허송해왔던 것이다. 그렇게 수사를 질질 끈 탓에 업체들이 관련 증거를 인멸했을 가능성이 크다. 검찰은 최대한 빨리 수사를 진행시켜 피해자들의 억울함을 풀어줘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