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에 놓인 대교(大橋)를 두 번이나 건너는 건 저도 처음인데요!"
4월 24일 열리는 '통일과 나눔 서울하프마라톤'을 앞두고 2010 광저우 아시안게임 마라톤 금메달리스트 지영준(35·코오롱 마라톤) 코치와 10㎞ 및 하프(21.0975㎞) 코스를 둘러봤다. 마포대교 위를 달리던 지 코치는 "너무 멋진 코스"라며 탄성을 올렸다. 그는 "흥미진진한 코스인 만큼 충분히 즐기려면 전략을 잘 세워야 한다"고 조언했다.
서울하프마라톤 코스는 초반에 오르막과 내리막이 있다. 광화문을 출발하면 서소문부터 오르막이 시작된다. 서소문고가를 올라 충정로에 도착하면 그때부턴 마포대교까지 3㎞가량 내리막이 쭉 이어진다.
[광저우 아시안게임 금메달리스트 지영준 코치는 누구?]
지 코치는 초·중급자의 경우 오히려 내리막을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뻥 뚫린 도심 대로를 달리는 즐거움 때문에 오버 페이스를 하면 마포대교를 건너기 힘들어진다"며 "마포 이후를 본격적인 레이스로 보고 오르막·내리막 레이스 전략을 세워야 한다"고 말했다. 코스 초반엔 힘을 아끼며 일정한 속도로 달리는 게 중요하다는 것이다. 오르막을 오를 땐 고개를 약간 숙이고 10~20m 앞을 보면서 잔걸음으로 뛰는 게 좋다. 이때 발 앞꿈치를 이용한다. 내리막을 달릴 때는 허리를 세우고 전방 30~40m를 보면서 달린다. 보폭을 늘려 뒤꿈치부터 부드럽게 내려놓는 느낌으로 달린다. 지 코치는 "코스 곳곳에 크고 작은 오르막과 커브가 있기 때문에 근처 야산이나 높낮이가 있는 공원에서 크로스컨트리 훈련을 해두면 효과를 볼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마포역을 지나면 한강의 풍경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진다. 출렁이는 강물과 반짝이는 여의도 빌딩숲, 국회의사당도 빼놓을 수 없는 볼거리다. 람사르습지로 지정된 밤섬도 지나가게 된다.
마포대교에 올라 넋 놓고 경치를 즐기며 여의도 방향으로 달리는데 갑자기 앞쪽에서 강바람이 훅 불었다. 지 코치는 "큰 다리 위를 뛸 때는 바람이 제일 중요한 변수가 된다"며 "맞바람이 불 때는 상체를 왼쪽, 오른쪽으로 움직여보라"고 했다. 엘리트 선수들이 바람에 대비하는 비법도 공개했다. "제일 좋은 방법은 바람에 맞서지 않는 겁니다. 다른 선수 뒤에 숨어서 달리는 거예요. 좀 민망하지만 힘을 아낄 수 있지요."
여의도공원, 순복음교회를 지나 양화대교에 오르자 이번엔 맞바람이 순풍(順風)이 됐다. 바람에 몸을 맡기니 콧노래가 절로 나왔다. 지 코치는 "수시로 바뀌는 강바람 때문에 더 흥미로운 코스"라며 "더구나 대회 날이 가슴 설레는 봄날 아니냐"고 했다.
양화대교를 지나면 목표 지점이 가까워 온다. 마포구청역 부근에 마지막 오르막 하나가 있다. 이 지점만 지나면 월드컵경기장이 코앞이다.
코스 점검을 끝낸 지 코치는 "서울 시내를 투어(여행)한 기분"이라고 했다. 이번 대회 신청자들도 "봄엔 다른 마라톤 대회도 많지만 코스 때문에 욕심이 나서 신청했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