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 정부군이 생포한 IS 대원의 처형 여부를 네티즌들의 투표에 맡기겠다고 올린 게시글.

이라크 특수부대의 것이라고 주장하는 인스타그램 계정(@iraqiswat)이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세력 ‘이슬람국가(IS)’ 대원의 살해 여부를 온라인 투표에 부쳐 논란이 일고 있다.

이 계정은 이후 사살된 IS대원의 사진을 공개했는데 사실이라면 명백한 전쟁범죄에 해당해 국제적 비난에 직면할 것으로 보인다.

영국 일간 가디언 등에 따르면 지난 28일(현지 시각) 이 인스타그램 계정에는 "여러분은 이 남자를 죽일지 살릴지에 대해 투표할 수 있다"는 글과 함께 모술 지역에서 생포했다는 IS 대원 사진을 올렸다.

이어 "투표는 1시간 동안 진행되며, 투표가 종료되면 1시간 후에 다시 글을 올려 이 남자의 운명이 어떻게 됐는지 알려주겠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우리에게는 1시간의 시간밖에 없다. 이 소식을 당신의 지인에게도 알려달라"고 투표 참여를 독려했다.

게재된 사진 속에서 IS대원은 등 뒤로 손이 결박당한 채 병사들에 둘러싸여 쓰러져 있다. 얼굴과 몸에는 폭행의 흔적으로 추정되는 핏자국과 멍이 선명하게 남아있다.

이 글은 태그 형식으로 전 세계 네티즌들에게 순식간에 전파됐고, 네티즌 300여명이 “살해하라(Kill)”고 댓글을 달았다. 일부 네티즌은 "옷을 모두 벗기고 사막 한가운데로 처넣어라"라거나 "총으로 죽이지 말고 돌을 던져 죽여라" 등 더욱 잔혹한 수법을 제시하기도 했다.

팔로어 8만4000명이 등록된 이 계정은 이라크 정부군의 공식 계정은 아니지만 이라크 정부군이나 시아파 민병대가 촬영한 것으로 보이는 동영상과 사진을 정기적으로 게재해왔다고 가디언은 전했다.

이 계정은 실제로 투표 종료 1시간이 경과하자 "투표해줘서 고맙다"는 글과 함께 사살된 IS 대원의 사진을 게재했다.

이에 대해 시아파 무장단체 역사에 정통한 필립 스미스 미국 메릴랜드대 교수는 가디언 인터뷰에서 “이 계정이 SNS 투표 형식으로 포로의 운명을 결정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라며 “SNS가 무장단체들의 잔인한 선전 도구로 악용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그러나 “이들의 주장이 사실인지 확인하는 것은 매우 어렵다”며 “사진에 올라온 부대원의 모습을 보면 특정 부대 소속이라고 밝혀줄 휘장이나 군기, 장비 등이 등장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기든 보아스 전 국제형사재판소 법무관은 “전쟁 포로를 이런 식으로 사진을 찍어 올리거나 투표에 부치는 행위는 명백한 전쟁범죄”라며 “붙잡힌 남성은 그가 IS 전투원이든 아니든 국제 협약에 따라 보호받아야 하는 권리를 갖고 있다”고 강조했다.

논란이 확산하자 인스타그램 측은 이 포스팅이 규정 위반이라는 이유로 삭제 조치하면서 “앞으로도 발견되는 즉시 삭제토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