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과 더불어민주당, 국민의당은 28일 일제히 선거대책위원회를 공식 출범하고 당을 총선 체제로 전환했다. 새누리당은 '개혁'을, 더불어민주당은 '경제'를 내세웠지만 그 내용은 결국 상대를 '심판'해달라는 호소였다.

새누리당은 이날 국회에서 중앙선거대책위원회 출범식을 갖고 '뛰어라 국회야'를 공식 슬로건으로 채택했다. ▲일자리·규제 개혁 ▲청년·육아 정책 개혁 ▲갑을 관계 개혁 등 '개혁 공약'을 통해 '민생 법안' 처리에 반대해온 야당을 심판해 달라는 내용이었다. 김무성 대표는 이 자리에서 "이번 총선에 대한민국의 미래가 걸려 있다"며 "국민을 속이고 달콤한 공약으로 나라 살림을 거덜내는 정당에 우리나라를 맡길 수 없다"고 말했다. 야권 출신 강봉균 공동선대위원장은 "(더민주는) 지구상에서 사라진 낡은 진보를 먹이로 해서 자기들끼리 똘똘 뭉친 정당"이라며 "변할 것 같지만 절대 변화하기 어려운 집단"이라고 했다.

더불어민주당은 '문제는 경제다. 정답은 투표다'를 구호로 정했다. 박근혜 정부와 여당의 실정(失政) 때문에 경제난이 심각해졌다는 주장을 부각시킨 것이다. 1992년 미국 대선 때 빌 클린턴 대통령이 써서 유권자들에게 익숙한 '문제는 경제야, 바보야(It's the economy, stupid)'라는 구호를 차용한 것이다. 더민주 김종인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첫 중앙선대위 회의에서 "이번 선거는 지난 8년간 새누리당 정권의 경제 무능에 대한 심판"이라며 "총선을 계기로 포용적 성장과 더 많은 민주주의 실현에 매진하겠다"고 말했다. 더민주는 김종인 대표가 단독 선대위원장을 맡고 새누리당을 탈당해 합류한 진영 의원과 김진표 전 의원이 부위원장을 맡았다.

국민의당도 이날 선대위 인선을 발표하고 기존 선대위를 확대 개편하며 총선 출정을 공식 선언했다. 국민의당은 '1번과 2번엔 기회가 많았다. 여기서 멈추면 미래는 없다'를 캐치프레이즈로 내세웠다. 기존 양당(兩黨) 체제를 극복해야만 새로운 정치 문화를 만들 수 있다는 메시지다. 안철수 대표도 "이번 선거는 오만한 박근혜 정권과 새누리당을 심판하는 선거, 총선도 연대 없이는 자신 없다는 무능한 야당을 대체하는 선거"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