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경준 법무부 출입국외국인정책본부장(검사장)이 비상장주식 투자로 지난 한 해 동안 37억9853만원의 시세 차익을 거뒀다고 한다. 검사장 승진 직후인 지난해 게임회사인 넥슨 주식 80만1500주를 126억원에 팔아 '주식 대박'을 낸 것이다. 그는 지난해 재산이 39억원 늘었다고 신고해 국회의원을 제외한 재산 공개 대상 공직자 가운데 증가액 1위를 기록했다.

검사라고 해서 주식 투자를 하지 말라는 법은 없다. 그러나 진 검사장의 경우는 석연치 않은 점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그가 넥슨 주식을 산 것은 2005년이다. 당시 넥슨은 '카트라이더' '메이플스토리' 등 여러 히트작을 보유해 급성장기였다. 매출액(2117억원)도 전년보다 배로 커졌다. 그런데도 비상장 주식이어서 일반인들은 넥슨 주식을 만져볼 수도 없을 때다. 그런 상황에서 진 검사장이 80만주를 샀다는 것은 누군가로부터 내부 정보를 받았거나 매입 권유를 받았을 가능성이 크다. 진 검사장(법대)과 김정주 넥슨 창업자(공대)는 서울대 동기라고 한다.

주식 취득 가격이 적정했는지도 의문이다. 2005년 당시 주당 액면가는 500원이었다. 액면가대로 샀다면 4억원 조금 넘게 들여 10년 만에 120억원가량을 번 셈이고, 액면가의 네댓 배를 주고 샀다고 해도 100억원 넘는 시세 차익을 봤다는 얘기가 된다. 그가 엄청난 차익을 거둔 것만은 분명하다.

그가 주식을 매입한 시기는 금융거래 정보를 분석하는 금융정보분석원(FIU) 파견 근무를 거쳐 서울북부지검과 법무부 검찰국 검사를 하던 시절이었다. 이후 서울중앙지검 금융조세조사2부장 등 검찰 내 요직을 거쳤다. 주식 매입 당시엔 직접적인 직무 관련성은 없다고 할지 모르지만 주식을 건네는 입장에선 '보험'을 드는 차원에서 시세보다 주식을 싸게 넘겼을 수도 있다.

진 검사장은 "지인의 소개로 투자 목적으로 샀다"고만 할 뿐, 그 지인이 누구이고 당초 얼마에 주식을 샀는지 일절 밝히지 않고 있다. 정당한 투자였다면 이에 대해 소상히 밝히지 못할 이유가 없다. 그는 차관급 공무원이다. 그에게 월급을 주고 있는 국민은 상세한 경위를 들을 권리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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