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교토에 있는 '기온 사사키'는 손님 입장에서 불편하고 불쾌한 식당일 수 있다. 휴대전화는 사용 금지다. 식사는 점심은 정오, 저녁은 오후 6시 30분에 모든 손님이 함께 시작한다. 30분까지는 늦어도 봐주지만 이를 넘기면 못 먹는다.
그런데도 '교토에서 예약하기 가장 힘든 식당'이다. 원하는 날짜에 식사하려면 1년 전에는 예약해야 한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는 "(교토에 많은 미쉐린 3스타 레스토랑이 있지만) 미식가들이 가장 몰리는 건 2스타인 기온 사사키"라고 소개했다.
서울 조선호텔에서 24~25일 자신의 음식을 선보이기 위해 방한한 기온 사사키 오너셰프 사사키 히로시(佐 木浩·55)는 "저도 참 괴롭고 죄송하다"고 했다. "매년 11월 20일부터 열흘 동안 이듬해 예약을 잡습니다. 단골들로 전체 34석 중 70%를 채운 다음 나머지 30%는 전화·팩스·이메일을 통해 들어온 예약을 배정합니다. 그런데 하루에 전화만 100통씩 옵니다." 그가 밝힌 요리 철학은 '맛있고 즐겁게(delicious and fun)'다. 여기서 즐거움은 '손님이 예상 못 한 재미'이다. "우리 식사는 9코스로 구성되는데, 이 중 하나는 두고두고 손님이 기억할 정도로 인상적이라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사사키는 끊임없이 새로운 시도를 한다. 그는 미코시(神輿)를 본떠 만든 그릇에 장어 요리를 담아 낸다. 미코시는 일본 마쓰리(축제)나 제례(祭禮) 때 신체(神體)나 신위(神位)를 모시는 가마다. 식당 한복판에는 피자 오븐이 설치돼 있다. 갑포 가이세키로는 이례적이다. 갑포 가이세키는 초밥집처럼 카운터(갑포)에서 가이세키(전통 일본식 코스 요리)를 내는 식당을 말한다. "피자 오븐은 일본식 화덕보다 식재료를 더 빨리 구워낼 수 있기 때문에 사용합니다. 맛이 훨씬 좋고 영양 손실도 적지요."
식사를 동시에 시작하는 건 요리사나 접객원들도 즐거워야 맛있는 음식이 된다고 믿기 때문이다. "종업원이 행복해야 손님도 행복합니다. 손님이 늦게 오면 식사가 늦어지고 길어집니다. 그러면 종업원들은 즐겁지 않지요. 음식은 손님과 요리사·직원 사이의 커뮤니케이션이 중요합니다. 의사소통이 얼마나 잘 되느냐에 따라 음식 만족도는 훨씬 올라갑니다."
사사키는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열여덟 살에 요리사의 길로 들어섰다. 이르면 중학교 때부터 요리를 배우는 일본에선 늦은 나이다. "비행기 파일럿이 되고 싶었지만 머리가 나빠서 포기했어요.(웃음) 고등학생 때 폭주족과 어울려 다니며 오토바이를 탔어요. 이 친구들한테 밥을 해줬더니 맛있다는 거예요. 부모님도 그렇고 친척 중에도 요리하는 분들이 많아 어릴 때부터 간단한 요리는 해봤죠. '나 같은 사람도 남들을 행복하게 해줄 수 있구나' 기뻤어요."
프랑스 파리에 가게를 내는 꿈을 가지고 있다. "미쉐린으로부터 별 2개를 받았는데, 프로레슬링에 빗대면 일본은 홈그라운드니까 '일본 선수'에게 유리하다고 생각하는 거 같아요. '프랑스 선수'와 동등한 링에서 붙어보고 싶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