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중공업 노조가 조합원 투표를 통해 이번 총선의 울산시 동구 선거구에서 무소속 김종훈 후보를 지지하기로 결정했다. 이 선거구에선 김 후보와 노동당 이갑용 후보가 모두 현대중공업 노조 출신이지만 두 후보가 함께 나서면 당선 가능성이 떨어진다며 노조가 개입해 후보를 단일화한 것이다. 김 후보는 헌법재판소가 해산을 결정한 옛 통진당 출신이다.

현대중공업은 2013년 4분기 이후 총 4조8000억원의 적자를 기록 중이다. 올해 1월에는 선박 수주를 한 척도 못 했고 이 바람에 울산시 온산공장은 가동을 멈췄다. 최길선 현대중공업 회장은 그제 창립 44주년 담화에서 "수주 잔량이 11년 만의 최저이고 독이 비는 상상조차 못 한 일이 눈앞"이라며 "노조가 회사를 정치판으로 끌고 가려 한다"고 했다. 노조원들이 과도한 정치 개입을 비판하자 노조 지도부는 반대 의견이 쏟아진 노조 홈페이지 자유게시판을 닫아 버렸다.

불황으로 다른 조선사 노조들은 허리띠를 졸라맸다. 삼성중공업 노조는 경영진과 함께 수주 활동에 나섰고 대우조선해양 노조는 임금을 동결하고 쟁의를 포기했다. 하지만 현대중공업 노조만은 노사협의회에서 퇴직자에게도 평생 계열사 호텔 할인 혜택을 주고 직원에겐 호텔 무료이용권을 달라고 요구했다. 노조가 회사 생존을 걱정하긴커녕 정치 타령, 복지 타령하는 행태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 회사가 망가지면 일자리를 잃는 것은 노조원 자신들이라는 사실을 아직도 깨닫지 못한 모양이다.

[[사설] 親朴의 독선과 오만이 불러온 집권당 연쇄 파국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