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은 22일 성남 분당의 '판교 스타트업 캠퍼스' 개소식에 참석, "인공지능, 가상현실(VR)을 비롯한 ICT 융합 분야는 앞으로 창업과 기술 혁신의 보고(寶庫)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판교 스타트업 캠퍼스는 아이디어 단계에서 해외 진출까지 초기 벤처의 모든 성장 과정을 지원하는 국내 최대의 창업 육성기관이다. 박 대통령은 유망 스타트업 기업이 개발한 혁신 상품들을 살펴보고 회사 관계자들을 격려했다. 피부 자가진단 기기, 홍채 인식 결제 시스템, 가상현실 영상 콘텐츠 등 완성도가 높은 제품부터 3D 프린터를 이용한 개인주문 완구, 휴대용 DJ 믹싱 기기, 스마트 줄자 등 초기 창업 기업의 개발품까지 다양한 상품들이 선보였다.
가상현실 분야에서는 포켓메모리와 고든미디어 등 2개 업체가 참여했고 박 대통령은 이들 업체의 가상현실 기기를 직접 체험했다.
VR 콘텐츠 개발 전문회사인 '포켓메모리'(대표 조용석)는 국내 최초로 VR저널리즘을 본격 시도한 조선일보(VR조선·vr.chosun.com)와 함께 여러 편의 360도 VR 영상을 기획·제작했다. 조 대표는 박 대통령에게 조선일보와의 VR저널리즘 영상 제작 상황을 설명한 뒤 "킬러 콘텐츠를 통해 시장을 리드하고자 한다. 국내 파트너와 글로벌화를 함께 준비 중인데 정부 지원이 많이 필요하다"고 했다. 그러자 박 대통령은 "어떤 게 가장 아쉬우세요"라며 관심을 표했다.
박 대통령은 조 대표의 안내로 VR조선과 포켓메모리가 지난달 만들어 공개한 '가자 리우 올림픽으로! 태릉선수촌의 하루' 영상을 체험했다. 이 콘텐츠는 리우올림픽 여자 국가대표 선수들의 태릉선수촌 훈련 모습을 담은 2분59초짜리 360도 영상으로 올림픽 역도 금메달리스트 장미란이 내레이션을 맡았다. 박 대통령은 "자기(시청자)가 여기(선수촌 훈련 현장) 들어와 있는 거 같군요"라고 말하곤 조 대표에게 "수요가 많을 걸로 보세요"라고 되묻기도 했다. 조 대표가 "시공을 초월한 기술이 될 것"이라고 하자, 박 대통령은 "결국은 기술이지만 콘텐츠가 중요할 것 같다. 수요를 잘 발굴하면 상당히 각광받을 것 같다"고 했다. 한국 전통문화 관련 VR 콘텐츠를 만드는 고든미디어 마해왕 대표의 설명을 들은 뒤 박 대통령은 "앞으로 역사가 제일 인기가 있겠다"고 했다.
3개 동(棟) 1만6000평(연면적) 규모의 판교 스타트업 캠퍼스에는 향후 200여곳의 스타트업과 10개 지원기관이 입주할 예정이다. 사물인터넷(IoT), 클라우드(Cloud), 빅데이터(Big data), 모바일(Mobile) 등 이른바 'ICBM' 분야의 업체들이 주축이 된다고 한다. 박 대통령은 이날 "알파고와 인간과의 바둑 대결에서 ICT 기술 혁신이 산업과 사회 전반에 급격한 변화를 가져오는 제4차 산업혁명 시대가 이미 도래했다는 것을 우리는 생생하게 느낄 수 있었다"면서 "이제는 기존의 모방형 경제성장 방식으로는 안 된다"고 했다.
이날 개소식에는 황창규 KT 회장, 정준 벤처기업협회 회장, 샘 옌 SAP 실리콘밸리 대표, 이스라엘의 벤처기업 전문 육성기업인 요즈마 그룹의 이갈 에를리히 회장 등 170여명이 참석했다. 세계 최대의 기업용 소프트웨어 전문기업인 SAP은 이번에 '판교 캠퍼스' 안에 창업 지원기관인 'SAP 앱하우스'를 열었다. 박 대통령은 "작년에 사상 최대의 벤처 투자가 이뤄지고 신설 법인이 9만개를 넘었다"며 "올해부터 국내외 창업 지원기관의 자원과 역량을 한데 모으는 혁신 클러스터를 전국 주요 권역별로 구축해나갈 계획"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