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날(nuevo dia)" 스페인어 구사한 오바마
시스코-쿠바대, 인터넷기술아카데미 설립
GE, 쿠바 정부와 항공 에너지 관련 협력 논의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라울 카스트로 쿠바 국가평의회 의장이 21일(현지시간) 아바나 혁명궁전에서 정상회담을 열고 양국 개방을 향한 '새 시대'를 선언했다고 뉴욕타임스가 보도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스페인어로 “오늘은 양국 관계에 새로운 날(nuevo dia)”이라고 천명했고, 카스트로 의장은 쿠바 아바나에서 미국 플로리다까지 횡단한 다이애나 니아드(64)를 인용해 관계 정상화에 대한 강한 의지를 나타났다.
반세기만에 첫 만남인 만큼 한계는 있었다. 양국 정상은 대(對) 쿠바 금수조치 해제와 관타나모 미 해군기지 반환, 쿠바의 정치 민주화 인권 문제 등을 놓고 뚜렷한 이견을 보였다.
다만 워싱턴포스트(WP)를 비롯한 외신은 오바마 대통령의 쿠바 방문 일정을 묘사하며, 인적교류와 교육, 상업·무역 등 경제 분야에서 양국이 상당한 진전을 보였다고 타전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스타우즈 호텔의 쿠바 진출과 관련 “오바마 행정부가 미국식 자본주의를 강제하기보단, 쿠바가 (자본주의의) 봇물에 빠져들도록 유도했다”고 전했다.
WP에 따르면 오바마 대통령은 쿠바 방문 이튿날인 이날 하바나 공항 인근 항구의 맥주 양조장에서 소상공인 비즈니스정상회의를 개최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패션 디자이너에서부터 농부까지 참석자의 질문에 일일이 대답했다.
WP는 “쿠바 소상공인들은 오바마 대통령을 따뜻하게 맞이했다”며 “미국과 쿠바의 사업이 재개된 것에 대한 시그널”이라고 전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개방 시장중심 경제의 장점에 대해서 역설한 후 “미국은 쿠바를 돕고 싶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 자리에서 시스코가 쿠바대학과 인터넷기술아카데미 설립과 관련한 논의 중에 있으며, 제너럴일렉트릭(GE)은 항공과 에너지 관련 협의를 쿠바 정부와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시장에선 쿠바에 대한 금수조치 해제가 미 의회에 막혀 있어 경제적 협력에 한계가 있다고 봐 왔다. 올 하반기 미 대선을 앞둔 데다 현재 공화당이 지배하는 미 의회 구조상 단시일 내에 해결이 어렵다고 보기 때문이다. 오바마 대통령도 이날 기자회견에서 "금수조치가 정확히 언제 해제될지는 예측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하지만 WP는 관계자를 인용, “미 의회에 막힌 금수조치 해제 문제도 의외로 쉽게 풀릴 가능성이 있다”며 “스타우즈 호텔 쿠바 진출 사례를 보면 (금수조치엔) 이미 균열이 생기기 시작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WP는 “오바마 방문으로 양국 상거래가 봇물 터지듯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양국은 2014년 12월 국교정상화를 전격으로 선언한 뒤 14개월간에 걸쳐 분야별로 관계 정상화 목표를 정하고 상업교류 활성화와 여행제한 해제, 호텔업 진출, 항공편 증설, 환전절차 간소화 등 부분적으로 관계 정상화 수순을 밟아왔다.
WP는 “오바마 대통령은 양국 교역 정상화가 쿠바 국민 전체에 이익이라고 했지만, 실제로는 쿠바 정부를 배 불리는 데 그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일례로 이번에 스타우즈 호텔은 쿠바 진출을 위해 쿠바 국유기업인 가비오타와 맺었다.
WP는 “미국 관료들도 이 사실을 충분히 인지하고 있지만, 쿠바의 소상공인들이 경제적 효과를 누릴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전했다.
카스트로 의장은 이날 오바마 대통령과 2시간 가량 만난 뒤 완전한 관계 정상화의 선결 조건으로 미국의 대쿠바 금수조치 해제와 관타나모 미 해군기지의 조속한 반환을 요구했다. 미국은 경제제재인 금수조치를 1962년 3월부터 유지하고 있으며, 관타나모 수용소 폐쇄는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2008년 대선 당시 내건 핵심 공약이지만, 국방부와 의회의 반대에 부딪혀 지지부진한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