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산역에서 KTX로 1시간 30분이면 도착할 수 있을 만큼 부담 없는 거리에, 한복·맛집·한옥 체험으로 '옷방·먹방·집방'이 모두 가능한 것이 매력. 아기자기한 소품을 파는 상점도 즐비하다. 무엇보다도 SNS를 즐기는 젊은이들에게 한옥마을은 고풍스럽고 특별한 사진을 찍을 수 있는 배경을 제공해준다.

카페 ‘전망’ 테라스에서 내려다본 전주한옥마을 전경. 팔작지붕의 유려한 곡선이 한눈에 들어온다. 한복을 입고 한옥마을을 둘러보는 관광객이 워낙 많아서 한복을 입지 않은 사람이 오히려 어색해 보일 정도다. 의상 이향한복·혜투초우 by 강주현.

약 30만㎡ 면적에 한옥 600여 채가 들어선 전주한옥마을은 1930년대 전주에서 번성했던 일본 상인들에 대한 반발로 형성되기 시작했다. 봄을 맞은 한옥마을에 가보니 한복을 곱게 차려입은 관광객들로 골목마다 붐볐다. 커플끼리, 친구끼리, 가족끼리 한복을 맞춰 입고 삼각대를 들고 다니며 경기전과 전동성당 일대에서 사진 찍기 바빴다.

요즘 한옥마을에는 한복 대여점이 건물마다 있다. 시간당 5000원~3만원 정도면 황진이·어우동·드레스 스타일 등 다양한 종류의 한복을 골라 입을 수 있다. 대여점은 최근 1년 새 40여 곳 이상으로 크게 늘었다. 한옥에서 하룻밤 머물기로 했다면 숙소에서 한복을 빌려주기도 한다.

부채문화관, 전통한지원, 한방문화센터, 전통술박물관 등 다양한 전통문화시설도 곳곳에 있다. 체험·견학 프로그램을 운영하기도 한다. 전주부채문화관에는 영화 '관상'에서 배우 김혜수가 들었던 부채와 '군도'에서 강동원이 들었던 대추나무 백선을 전시·판매 중이다. 나만의 부채를 만들거나 그림을 그려보는 프로그램은 참가비 7000원~1만원이다.

태조 이성계의 어진을 봉안한 경기전은 한복 입은 젊은이로 가득하다.

마을 전체를 한눈에 내려다보려면 오목대에 오르거나 카페 '전망'에 가볼 것을 추천한다. 카페 5층 테라스에서 커피 한 잔 들고 팔작지붕의 유려한 곡선을 감상할 수 있다. 인근 자만벽화마을도 젊은이들이 사진 찍으러 즐겨 찾는 곳. 전동성당 옆 남부시장 청년몰은 청년 장사꾼들이 차린 공방, 옷가게, 카페 등이 모여 있어 젊은 손님이 많다.

한옥마을에는 콩나물국밥 전문점 삼백집, 현대옥 등 소문난 전주 맛집의 분점이 속속 들어와 있다. 그래도 식사를 겸해 전주 특유의 술 문화를 즐기고 싶다면 막걸리 골목으로 간다. 평일에도 30분 이상 기다리는 것이 기본인 용진집에선 막걸리 한 주전자(2만원)를 시키면 꼬막찜, 편육, 꽁치구이 등 20여 가지 안주가 푸짐하게 차려진다.

풍남문 외벽에 영상을 투사하는 공연 ‘풍남문, 빛의 옷을 입다’.

매주 목·금요일 오후 9시부터 30분간은 '풍남문, 빛의 옷을 입다' 미디어파사드(건물 벽에 LED 조명을 비춰 영상을 표현하는 기법) 공연이 열리니 놓치지 말 것. 풍남문 외벽에 다양한 콘텐츠가 담긴 영상을 투사해 입체적이고 화려한 빛의 쇼를 선보인다. 7월까지 계속된다.

바쁘게 걸어 다닌 하루 마지막 행선지는 다시 한옥. 전주한옥체험숙박업협회에 등록된 회원 업소만 130곳에 달할 정도로 전주한옥마을에는 한옥 숙박업소가 빼곡하다. 기존 생활 한옥을 개축하거나 아예 신축해 전통 한옥의 특성을 살리면서 화장실, 난방 등 현대적 편의시설을 가미한 건물이 대부분이다.

'이오당'은 그중 드물게 마당이 넓은 곳이었다. 작은 연못에 아담한 분수도 있는 마당에선 조촐한 파티도 할 수 있다. 천장 높은 고요한 한옥 별당에 들어가 모처럼 침대 대신 바닥에 요를 깔고 이불을 덮었다. 오랜만에 깊은 잠을 잤다.

['먹방도시' 전주한옥마을, 어디서 잘래? ]

알아두면 유용한 전주 여행 Tip

용산역에서 전주역까지 KTX, 새마을호, 무궁화호가 운행된다. 각각 1시간 30분, 3시간, 3시간 30분쯤 걸린다. 전주역에서 한옥마을까지는 택시로 15분(요금 약 6000원), 버스로 25분쯤 소요된다. 한옥마을 정기 투어는 월~금 오후 2시, 주말·공휴일 오후 10시·오후 1시·3시. 오목대 관광안내소에서 출발하며 2시간 소요. 문의 한옥마을 관광안내소(063-282-1330).

한옥 호텔 '이오당' 별당아씨방 내부.

한복 대여점은 말순이네(010-6424-1739), 춘향한복(010-3678-7108) 등 곳곳에 많다. 경기전 동문 앞 춘향한복의 경우 시간당 대여비가 일반한복 5000원, 퓨전한복 1만원, 고급한복 2만원, 드레스 3만원, 헤어밴드·댕기 등 액세서리 2000원 선. 한옥호텔 이오당은 향교길 85-9번지에 위치. 이오당 내 봉오당 2인 기준 주중 8만원·주말 10만원, 별당아씨방 4인 기준 주중 18만원·주말 28만원. 문의 010-5407-8640.

불맛 가득 문어꼬치·통통한 새우만두… 여기가 바로 '주전부리 천국'

전주한옥마을도 서울 명동이나 홍대 못지않은 '주전부리 천국'이다. 한 집 건너 하나꼴로 유명 '간식 맛집'들이 포진해 있다. 주말에는 길거리 음식 판매대에도 긴 줄이 늘어서 30분 이상 기다려야 할 때도 많다.

전주의 명물 수제 초코파이를 파는 풍년제과는 한옥마을에 분점 3곳을 운영 중이다. 초콜릿 케이크 속에 호두와 딸기잼이 들어 있어 고소하고 달콤하다. 1개 1600원. 휴대전화만 한 크기의 두툼한 치즈를 통째 구워 블루베리 요구르트에 찍어 먹는 임실농부의 '치즈꼬치'(3000원)와 츄러스 속에 크림치즈를 듬뿍 넣은 츄남의 '크림치즈 츄러스'(3500원)는 치즈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좋아할 만한 길거리 간식이다.

왼쪽부터 다우랑의 '철판새우군만두', 문꼬집의 '문어꼬치'

[전주 한옥마을 '꼬치구이 논란']

항상 긴 줄이 늘어서 있는 수제만두집 다우랑은 속을 꽉 채운 삼각형 모양의 '철판새우군만두'(2000원)가 대표 메뉴. 문꼬집의 '문어꼬치'(5000원)는 데친 문어를 직화로 다시 구워 나무꼬치에 푸짐하게 꽂은 다음 가다랑어포와 양념을 듬뿍 얹어준다. 달콤한 맛 '순콤이'와 매운맛 '매콤이'가 있다. 교동고로케에서는 전주의 특색 있는 음식 비빔밥과 떡갈비를 넣은 '전주비빔밥 고로케'(2500원)와 '떡갈비 고로케'(3000원)를 판다. 따끈한 국물이 생각난다면 30년 터줏대감 분식집 '베테랑'을 찾아간다. 메뉴는 칼국수(6000원)와 쫄면(6000원), 만두(5000원) 세 가지. 들깨와 김가루를 듬뿍 뿌린 칼국수 국물이 특히 유명하다.

분식집 베테랑의 만두와 쫄면, 칼국수
얌얌모찌
오짱 '통오징어 튀김'

오징어를 통째 튀겨 꽃다발처럼 품에 안겨주는 오짱 '통오징어 튀김'(7000원), 동글동글한 떡갈비 위에 타르타르 소스를 뿌려주는 촌놈의손맛 '떡갈비 완자꼬치'(3500원), 수제 찹쌀모찌 속에 파인애플·딸기·바나나·키위·청포도 등의 과일과 팥을 가득 집어넣은 '얌얌모찌'(2500원)도 인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