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2TV 드라마‘태양의 후예’에서 특전사 장교 유시진을 연기하는 송중기.

"유시진이란 인물을 (송)중기씨 아니면 누가 했을까 싶어요. 배려심, 매너…. 농담은 유시진 대위만큼 못하지만, 속은 중기씨가 더 깊은 것 같아요."

한국은 물론 중국·일본에까지 K드라마의 위력을 되살리고 있는 송중기의 매력을 상대역인 송혜교가 털어놨다. 16일 열린 KBS 2TV 드라마 '태양의 후예' 기자간담회장에서다. 30% 가까운 시청률에, 중국에선 25억회에 달하는 동영상 조회 수를 기록하며 화제를 뿌리고 있는 이 드라마 주인공들이 방송 후 처음 한자리에 모였다. 질문은 '유시진 대위'에 집중됐다. 송중기는 "저 또한 시청자 입장에서 드라마를 보고 있을 뿐 아직 인기를 실감하진 못한다"고 했다. 중국에선 이미 한류스타인 송혜교는 "중국 친구들이 중기씨 한번만 만나게 해달라며 문자가 쇄도한다"고 말해 웃음이 터졌다. 유시진 대위는 무엇 때문에 국경을 초월한 여성들의 사랑을 한몸에 받는 걸까.

①성숙한 '어른 남자'

기존 남자 주인공들은 재벌이지만 결점이 있거나, 매력이 넘치지만 가난한 캐릭터가 많았다. 하지만 유시진은 오로지 실력으로 인정받으며 판단력과 책임감을 갖춘 성숙한 남성으로 기존 캐릭터와 차별화했다. 김미현 이화여대 국문과 교수는 "극 중 강모연(송혜교)이 '당신을 둘러싼 위험한 환경을 감당할 수 없다'며 유시진을 밀어낼 때 그는 상대의 결정을 존중해주면서 두 번이나 놓아준다"며 "어른스러운 절제력, '쿨함'을 지닌 그는 이전 드라마에선 볼 수 없던 남성상"이라고 했다.

②나를 지켜주는 군인

군인이라는 직업이 요즘 시대 상황에 맞아떨어졌다는 분석도 나왔다. 정신과 전문의 김병후 박사는 "테러, 지진, 전쟁 위협 같은 실존적 위기가 언제 닥칠지 몰라 불안한 현대인들에게 나를 어떤 상황에서라도 구해줄 수 있는 군인은 아주 매력적인 캐릭터"라고 했다. 김 박사는 "특히 중년 여성들은 나이 들수록 점점 유약해져 가는 한국 남자들을 경험해왔다"며 "강한 남자에 대한 갈증을 더 크게 느낄 수 있다"고 했다. 실제로 '태양의 후예' 시청률은 40대 여성이 가장 높다. 3명 중 1명이 이 드라마를 '본방 사수'한다.

16일‘태양의 후예’기자간담회에 나선 송중기, 송혜교, 김지원, 진구(왼쪽부터).

['태양의 후예' 속 여심 저격! 송중기는 누구?]

③배우 송중기의 힘

송중기라는 배우 자체의 힘이 드라마 성공을 이끌었다는 견해도 많다. 최성애 HD행복연구소장은 "유교 문화를 공유하는 한·중·일 여성들은 돈과 사회적 지위, 권력을 거머쥔 남성보다는 남성성·여성성이 공존하는 남성을 선호하는데 송중기는 이런 특성을 모두 갖고 있다"고 했다. 송중기는 일찍부터 연기 수업을 받아온 다른 배우들과 달리 성균관대 경영학과 재학 중에 연예계에 들어섰다. 드라마 성균관스캔들(2010년), 영화 늑대소년(2012년) 등에서 미소년 이미지를 남겼으나 지난해 군 제대 후 남성미 물씬 풍기는 역할로 복귀했다. 이날 간담회장에서도 지적인 매력이 엿보였다. 그는 "배우의 이미지라는 게 대기업에서 분기별 사업 계획 세우듯 되는 건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유시진을 연기하면서 대사할 때보다 오히려 대사가 없을 때 상대를 바라보는 표정이나 눈빛을 잘 살리려고 노력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