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치러진 이세돌 9단과 알파고의 제4국에서 이 9단이 치열한 접전 끝에 중반 이후 승기(勝機)를 잡자 각 방송사 해설진은 숨을 죽였다. 이 9단의 승리가 확정됐을 때는 믿을 수 없다는 듯 환호했다. 여성 캐스터들 중엔 참지 못하고 울음을 터뜨린 이들도 있었다.
이날 TV조선에서 4국 중계를 맡은 도은교(여·31·아마 6단) 캐스터는 이 9단이 180수 만에 알파고에 첫 승리를 확정 짓자 "인간 승리다. 같은 한국인인 게 자랑스럽다"고 말하다 감정이 북받친 듯 말을 더 이상 잇지 못했다. 도 캐스터는 끝내 참지 못하고 데스크에 고개를 파묻고 울음을 터뜨렸다. 옆에 있던 남자 캐스터가 당황해 다독거려야 했을 정도였다.
도 캐스터는 초등학교 6학년이던 1997년 아마 바둑 세계대회에서 우승한 경력이 있다. 도 캐스터는 본지 통화에서 "이 9단이 자신만의 바둑으로 멋진 모습을 보여준 데 대한 고마움과 감동이 몰려와 울음이 터진 것 같다"고 했다.
도 캐스터와 함께 4국을 중계한 정다원(여·30·아마 6단) 캐스터도 연일 인터넷 포털 검색어 순위 상위권에 오르는 등 누리꾼들 사이에서 인기를 얻고 있다. 이날 차분하게 경기 중계를 하던 정 캐스터는 이 9단의 승리가 확정되자 "정말 자랑스럽다"며 눈물을 흘렸다. 그는 2007년 아시아 킹스필드배 여자 부문에서 우승한 경력이 있다. 정 캐스터는 경기 중반 이 9단이 승기를 잡자 "그래도 인간의 '벼랑 끝에서의 수 읽기'를 믿어보고 싶다"고 했다.
바둑TV의 김여원(여·29·아마 6단) 캐스터도 승리가 확정되자 "이 9단이 승리할 확률이 없다고 판단했는데 가슴이 벅차오른다. 정말 대단하다"고 했다. 김 캐스터는 프로 바둑기사 박정상 9단의 아내다. 이날 KBS 인터넷 플랫폼 '마이K'에서 남편인 개그맨 김학도씨와 함께 4국을 중계한 한해원(여·34) 프로 3단도 이 9단이 승리하자 "오늘은 지난 대국 때보다 상황이 굉장히 좋아 보였다"며 기뻐했다.
한편 지난 12일 이 9단과 알파고의 3국 대결을 중계한 TV조선은 평균 4.84%(오후 3시~5시 30분)의 높은 시청률을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