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말' 파문을 일으킨 윤상현 의원 거취 문제를 놓고 새누리당 친박(親朴)계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윤 의원을 '희생'시켜서라도 당의 분란을 조기에 수습하고 선거에 매진해야 한다는 '현실론'에 대해, 취중(醉中) 실수이고 사적인 대화를 불법 녹취한 것이니 만큼 구제해줘야 한다는 일부 친박 의원들의 '온정론'이 맞서 있다.

친박계인 이성헌 전 의원은 11일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이게 단순하게 사과 몇 번 했다고 해서 국민이 받아주면 좋겠지만, 그게 아니라고 하면 당을 위해서도 그렇고, 대통령을 위해서도 그렇고 자기가 (스스로) 조치를 하는 것이 책임 있는 정치인의 자세"라고 말했다. 윤 의원의 총선 불출마를 요구한 것이다. 한 친박계 재선 의원도 "지역구에 내려가면 윤 의원의 이번 행동이 대통령에게 정말 누가 됐다고들 한다"고 말했다.

비박계는 이날도 윤 의원의 사퇴를 요구했다. 홍문표 제1사무부총장은 라디오에 출연해 "(윤 의원은) 용퇴든 정계 은퇴든 불출마든 본인 스스로 결정해 행동해야 한다"고 했다. 하지만 윤 의원과 가까운 친박계 핵심 의원들 사이에선 아직 온정론이 우세하다. 최경환 의원은 "취중에 사적인 대화를 하다 실수한 것인데 더 이상 확대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했다. 또 다른 의원도 "윤 의원의 행동은 분명히 잘못됐지만 김무성 대표가 윤 의원의 사과를 통 크게 받아주고 사태를 마무리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했다.

이런 가운데 새누리당의 수도권 출마자 사이에서는 "윤 의원 때문에 선거가 크게 불리해졌다"는 말들이 나오고 있다. 서울 강북 지역에 출마한 A후보는 "지역구에서 '윤상현이 지난 19대 총선 때 야당의 김용민 같다'는 말이 나온다"며 "윤 의원 말 한 마디에 1000표씩 떨어져 나갔다"고 했다. 서울의 B의원도 "'윤상현 안 자르면 우리는 새누리당 안 찍겠다'는 이야기를 꽤 많이 들었다"고 했다. 서울의 C의원은 "이러다 선거 결과 과반수를 확보하지 못할 경우 최대의 피해자는 박근혜 대통령이고, 그다음은 김무성 대표일 것"이라며 "사태를 하루빨리 정리해야 한다"고 했다. 윤 의원 측은 "아직 거취에 대한 입장 표명을 할 생각은 없다"고 했다. 윤 의원은 이날 지역구(인천 남구을)에 머물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