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은 10일 정청래(재선·서울 마포을) 의원과 윤후덕(초선·경기 파주갑) 의원 등 5명의 현역 탈락자를 추가 발표했다. 정 의원은 작년 주승용 최고위원에게 '공갈 막말'을 해 당에서 징계를 받았고, 윤 의원은 로스쿨을 졸업한 딸의 취업 청탁 의혹이 문제가 됐다. 두 의원은 친노(親盧)·주류에 속한다. 이 밖에 최규성(전북 김제·부안), 부좌현(경기 안산 단원을), 강동원(전북 남원·임실·순창) 의원도 배제됐다. 지난달 1차 탈락자 10명과 그 이후 공천 배제된 강기정 의원을 포함하면 더민주 현역 탈락자는 16명으로 늘었다.

그러나 이날 이뤄진 '김종인표 물갈이'에 대해 정치권에서는 "김 대표가 수차례 '운동권식 정치' 청산을 공언한 것에 비하면 미흡하다"는 지적도 나왔다. '막말' '갑질' 등 도덕성 문제로 논란이 된 현역들은 공천에서 탈락했지만 친노나 운동권·486 의원 대부분이 구제됐기 때문이다. 정치권 관계자는 "남은 심사에서 운동권 세력을 얼마나 청산할지 여부에 따라 '김종인 공천'의 성패가 갈릴 것"이라고 했다.

◇친노·운동권은 살리고

대표적 486·운동권 리더인 이인영(서울 구로갑)·우상호(서울 서대문갑) 의원은 이날 공천을 받았다. 박남춘(인천 남동갑)·최민희(경기 남양주병) 의원 등 문재인 전 대표와 가까운 주류 의원들도 공천이 확정됐다. 국민의당에서 공개적으로 공천 탈락 대상으로 지목한 이목희·전해철 의원 등은 9일에 이어 이날도 공천 결과가 공개되지 않았지만, 일부는 탈락 대상에서 구제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당내에서는 친노와 운동권 출신이라는 이유만으로 공천을 배제할 경우 경쟁력 있는 대안 후보가 없다는 문제도 지적된다.

더민주 핵심 당직자는 "'어떤 기준으로 친노를 설정하느냐'는 어려움이 있는 것도 사실"이라며 "국민의 불만이 있다고 해서 모두 자르면 대안도 없고 당이 황폐해진다"고 했다. 이철희 전략기획본부장은 "공천은 총선에서 이기자고 하는 것인 만큼 '이기는 공천'과 유권자의 요구를 반영하는 '쇄신 공천' 두 가지의 균형을 적절히 맞춰야 한다"고 했다.

김종인 대표는 이날 '물갈이 폭이 생각보다 적다'는 기자들 질문에 "아직 끝나지도 않았는데 뭐 벌써 그런 이야기를 하느냐"고 했다. 정청래 의원 탈락에 대해선 "공천관리위가 국민 눈높이에 따라 했다는 것을 전제로 한 것이지 다른 특별한 의미나 배경은 없다"고 했다.

◇막말·갑질은 쳐내고

더불어민주당 홍창선 공천관리위원장(가운데)과 김성수 대변인(오른쪽)이 10일 오전 국회 정론관에서 2차 컷오프(공천 배제) 결과를 브리핑한 뒤 회견장을 나오고 있다.

[김종인표 물갈이는 과연 어땠을까?]

이날 더민주의 '2차 물갈이' 대상에 포함된 현역 5명 중 3명은 주로 도덕성 문제 때문에 탈락했다. 당내 대표적 강경파인 정청래 의원은 지난해 문재인 전 대표의 당 운영을 비판하는 주승용 당시 최고위원에게 "사퇴하지도 않으면서 할 것처럼 공갈치는 게 문제"라는 '공갈 발언'으로 당 윤리심판원에서 6개월 당직 자격정지 처분을 받았다.

정 의원에 대해선 "사고만 칠 뿐 당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 "탈락시키면 핵심 지지층이 반발한다"며 찬반 논쟁이 있었다고 한다. 홍창선 공천위원장은 "과한 표현으로 부담이 되기도 하고, 고민 끝에 그렇게 할 수밖에 없었다"고 했다. 이날 일부 지지자가 반발하자 김종인 대표는 "공천하고 나면 저런 현상은 늘 있는 것"이라고 했다.

윤후덕 의원은 지역구 대기업에 딸의 취업을 청탁했다는 의혹에 대해 검찰에서 무혐의 처분을 받았지만 국회의원의 대표적 '갑질' 논란을 일으키며 당 윤리심판원에 회부됐다. 통합진보당 출신 강동원 의원은 작년 대정부 질문에서 2012년 대선 개표 조작 의혹을 제기하며 국회 윤리특별위원회에 제소됐다.

홍 위원장은 "도덕성 논란과 관련해 여성 공천위원들이 얼굴이 시뻘게질 때까지 토론했다"며 "일반인 시각에서 해당 의원의 행동이 어떻게 비칠지 검토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