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이 쑥쑥 자라서 분유 값이 많이 드네요."(전북 현대 김신욱)
"대박이(아들 이시안) 며느리로는 안 되겠다. 대박이보다 키가 크면 곤란해."(전북 현대 이동국)
프로축구 K리그 클래식 개막을 앞두고 최강팀 전북 현대 클럽하우스(전북 완주군)에서 이동국(37)과 김신욱(28)을 만났다. 오는 12일 전북과 서울의 개막전으로 막을 여는 2016 K리그 최고의 관심사는 '전북 최강 투톱'인 두 선수의 콤비네이션에 쏠려 있다. 지난 시즌 득점왕(18골) 김신욱은 지난 2월 울산 현대에서 전북으로 이적했다. 이동국은 K리그 통산 최다골(180골) 기록을 갖고 있다. 둘의 지난 시즌 득점 합계는 31골(이동국 13골)로 부산 아이파크의 팀 전체 득점(30)보다 많다.
K리그 최고 공격수 둘을 만났지만 축구 얘기는 뒷전으로 밀렸고, 육아 이야기가 꽃을 피웠다. 장신 공격수 김신욱(196㎝)은 지난해 8월 첫딸을 얻었다. 아빠를 닮아 또래보다 키가 훨씬 커서 고민이란다. 돌이 갓 지난 아들 시안이와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해 TV 스타가 된 '대박이 아빠' 이동국은 "그래도 나라를 위해 애를 많이 낳아야지"라며 정색을 했다. 이동국은 다섯 아이를 키우고 있다.
둘은 공격수 자리를 놓고 경쟁할 가능성이 크다. 최강희 전북 감독이 스트라이커를 한 명만 두는 원톱 전술을 애용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동국은 "경쟁보다 공존으로 불러 달라"며 "우리 팀은 올해 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 우승까지 노린다. 주전 공격수가 두 명은 있어야 한다"고 했다. 김신욱은 "2012년 카타르전에서 기록한 국가대표팀 데뷔 골을 이동국 형이 어시스트해줬다. 프로에서도 그런 호흡을 기대해도 좋다"고 했다.
김신욱에겐 올해 중국과 중동 리그에서 거액의 연봉 이적 제의가 들어왔다고 한다. 그래도 김신욱은 K리그에 남는 편을 택했다. 그는 "돈보다 실력을 쌓는 것이 우선인데, 아직 K리그의 수준이 훨씬 높다"고 했다. 그러고는 "한국 팬들에게 오래 기억되는 것도 영광 아니냐"고 덧붙였다. 김신욱은 2009년부터 줄곧 K리그에서 뛰고 있다. K리그에서 17시즌을 소화한 베테랑 이동국도 "돈 때문에 낮은 수준의 리그로 갈 필요는 없다"고 잘라 말했다. 그러고는 자신의 손등 정맥을 가리켰다. "이것 봐, 피도 녹색이잖아." 녹색은 전북의 대표색이다.
"이제 아이들이 '아빠가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 박수받는 사람'이라는 걸 알게 된 것 같아요. 그런 아빠를 자랑스러워하는 아이들을 위해서라도 더 오래, 더 멋진 선수로 기억되고 싶죠." 듣고 있던 김신욱이 "아직 나는 잘 모르겠는데…"라며 머리를 긁었다. 이동국은 "곧 알게 될 거다"고 했다. 두 선수는 "올 시즌, 화끈한 골 기대해도 좋다"고 입을 모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