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의 섹스 스캔들에 대해 좀처럼 입을 열지 않던 힐러리 클린턴 미국 민주당 대선 경선 후보가 남편을 성경에 나오는 ‘돌아온 탕자’에 비유했다.
미시간 경선(8일)을 이틀 앞둔 지난 6일 힐러리는 미시간주(州) 최대 도시 디트로이트에 있는 ‘성신(聖神)교회’를 방문했다. 신자 대다수가 흑인인 교회로 힐러리는 자신의 든든한 지지 기반인 흑인 유권자 표를 의식해 이곳을 찾은 것으로 보인다.
연단에 선 힐러리는 “그동안 나를 인도하고 지지해준 것은 신앙이었다”며 “특히 인생의 힘든 시기에 나는 성서에 나오는 이 구절을 되새기며 힘을 얻었다”고 했다. 힐러리가 소개한 구절은 신약성서 누가복음 15장에 나오는 돌아온 탕자 이야기다. 아버지로부터 유산을 미리 받은 아들이 방탕한 생활로 돈을 탕진한 뒤 빈털터리가 되어서 아버지 집으로 돌아오지만, 아버지는 그를 비난하는 대신 사랑으로 따뜻하게 감싸준다는 내용이다.
힐러리는 “누군가 우리를 실망시킬 경우 ‘이제 당신은 필요 없어’ ‘당신이 무슨 짓을 했는지 알고 있어’ ‘당신은 그 대가를 치러야 해’라고 말하고 싶은 게 인지상정이다. 하지만 성경 속 아버지는 그렇게 하지 않았다”고 했다. 남편이 대통령 재임 중 모니카 르윈스키와의 섹스 스캔들에 휘말렸을 당시 심정을 우회적으로 표현한 것으로 풀이된다.
워싱턴포스트는 “힐러리가 고통스럽고 수치스러운 시기를 언급한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이다. 남편의 부정(不貞)에 대해 구체적, 직접적으로 이야기한 적이 없지만 이번만은 맥락이 매우 분명하다”고 보도했다. LA타임스 등은 힐러리가 자신의 상처를 공개한 것이 유권자들로부터 공감을 이끌어냈다고 분석했다. 여성 성직자 콜레타 번 주교는 “힐러리는 한 명의 여성으로서 많은 여성에게 역경에 맞서는 방법을 가르쳐 주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