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한길 "새누리 개헌선 넘으면 캐스팅보드는 무용지물"
안철수 "익숙한 실패의 길...개헌저지선은 무너지지 않을 것"
국민의당 김한길 공동선거대책위원장과 안철수 상임공동대표는 7일 야권연대 문제를 놓고 공개 충돌했다.
두 사람의 충돌 직후 천정배 공동대표와 이상돈 선대위원장은 각각 김 위원장과 안 대표를 옹호하는 발언을 하며 국민의당 지도부가 전면 분열하는 양상이다.
김 위원장은 이날 오전 마포구 당사에서 열린 선대위 회의에서 "우리 당만 생각하는 정치가 아니라 나라와 국민과 역사를 생각하는 정치를 해야 하지 않겠나"라며 "여당이 180석 이상 확보한다면 캐스팅보드니 뭐니 하는 것이 다 무용지물이 되고 국회는 식물국회가 될 텐데 그때 교섭단체라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겠나"라고 말했다.
김 위원장의 발언은 안 대표가 20대 총선 목표를 교섭단체 구성(20석)이라고 밝힌 것에 대해 우회적으로 비판한 것이다. 안 대표는 이날자 동아일보 인터뷰에서 20대 총선 목표로 "국민의 손으로 (새로운) 교섭단체를 만들어 주는 것"이라고 밝혔다.
김 위원장은 "며칠 전 공천관리위원회 면접심사를 받았는데 한 면접관이 제게 '야권통합 이야기가 있는데 국민의당이 이번 총선에서 교섭단체 이상의 의석을 확보해 캐스팅보드를 갖는 제3당이 되는 것이 중요하지 않겠나'라고 물어서 '우리당이 교섭단체 이상의 의석만 확보한다면 여당이 개헌선을 넘든 말든 상관없다는 식으로 정치를 해서는 안된다'고 답했다"고 언급했다.
그는 "제가 가장 두려워하는 것은 야권이 개헌저지선 이상을 확보하지 못하는 상황이고, 여당이 개헌선을 넘어설 때 이 나라와 국민이 감당해야 할 끔찍한 상황"이라며 "안철수 대표 말대로 통합적 국민저항체제가 꼭 필요한 시점이 바로 지금"이라고 말했다. 이어 "현 집권세력의 확장성을 저지해야 된다는 대원칙에도 우리 모두 충실해야 하지 않겠나"라고 덧붙였다. 그는 선대위 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서도 "개헌 저지선을 확보하지 못할 경우 맞닥뜨릴 정말 무서운 상황에 대한 위기감이 너무 부족하다"고 강조했다.
안 대표는 이에 대해 "무조건 통합으로 이기지 못하고 이미 익숙한 실패의 길"이라며 "다른 새로운 길을 찾아야 하고, 정권교체 가능성을 높이고 낡은 야권을 재구성할 때"라고 반박했다. 그는 "우리 목표는 기존의 거대 양당구조를 깨는 일이고 국민들의 현명한 판단을 믿는다"며 "이런 퇴행적 새누리당의 개헌저지선이 무너지는 그런 결과를 국민들이 주지 않을 거라 믿는다"고 덧붙였다.
이상돈 공동선대위원장도 "이번 총선은 정권을 심판하고 야권을 재편하는 계기가 돼야 하고 그 목표를 위해서는 국민의당이 제3정당으로서 우뚝 서야 한다"며 "여당의 180석 장악 저지와 우리가 제3당으로 우뚝서는 목표는 양립할 수 있다"며 안 대표를 옹호했다.
천정배 공동대표는 그러나 선대위 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새당에 개헌저지선을 주는 것은 절대 있을 수 없다"며 "우리나 국민의 입장에도 그것은 대재앙"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 문제는 어떤 일이 있어도 막아내야 하고 그 책임의 전면에 국민의당과 당대표 중 하나인 제가 가장 큰 책임이 있다"고 김한길 선대위원장을 옹호하고 나섰다.
천 대표는 이어 "3당체제 확립보다 개헌저지선 확보가 더 중요하냐"는 기자의 질문에 대해 "그렇다. 개헌 저지선을 줬는데 우리당이 몇십석을 갖든 그건 나라의 재앙"이라며 "국민의당은 국민의당을 위해 있는 당이 아니라 나라와 역사를 위해 있는 당"이라고 말했다.
그는 안 대표가 일축한 수도권연대 가능성에 대해서도 "당내 논의가 없었다"며 "당내 충분한 논의가 있어야 한다"고 가능성을 열어뒀다. 이어 "개헌선조차 못 얻는 위험이 매우 급박하게 현실화돼 있다"며 "그 점에 대해 내부에서 냉철한 과학적인 분석과 논의가 필요하고, 어떤 수를 써야 하는지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