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은 웃었고 수원은 울었다.

프로축구 포항 스틸러스가 우라와 레즈(일본)를 꺾고 챔피언스리그 본선에서 기분좋은 첫 승을 신고했다.

포항은 2일 오후 7시30분 포항 스틸야드에서 열린 우라와와의 2016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 H조 2차전에서 손준호의 페널티킥 결승골에 힘입어 1-0으로 승리했다. 지난달 24일 '디펜딩 챔피언' 광저우 에버그란데를 상대로 승점 1점을 챙긴 포항은 두 경기 연속 승점쌓기에 성공했다. 1승1무(승점 4)로 조 1위다.

수적 열세에도 지켜낸 값진 승리였다. 포항은 선제골을 넣은 손준호가 전반 24분 경고 누적으로 퇴장당했으나 끝까지 승리를 지켜냈다.

골키퍼 신화용의 존재감이 빛났다. 신화용은 우라와의 날카로운 슈팅을 수차례 차단, 무실점으로 팀 승리를 견인했다.

G조의 수원 삼성은 중국 원정경기에서 상하이 상강(중국)에 1-2로 패했다.

안방에서 열린 지난 1차전에서 감바 오사카(일본)와 득점 없이 비긴 뒤 두 경기 연속 승리하지 못했다. 1무1패(승점 1)로 G조 최하위(4위)다.

최진철 포항 감독은 우라와를 맞아 공격적인 전술을 들고 나왔다. 라자르 베셀리노비치를 최전방에 두고 심동운-문창진-손준호-정원진을 공격 2선에 배치해 상대 골문을 노렸다.

먼저 찬스를 잡은 쪽은 우라와였다. 우라와는 전반 3분 아오키 타쿠야가 아크 서클 부근에서 강력한 오른발 중거리 슛을 쏘아보냈다. 포항은 신화용의 몸을 던진 선방으로 간신히 위기를 벗어났다.

다소 어수선했던 포항은 시간이 지날수록 제 모습을 찾았다. 강한 전방 압박을 펼치며 높은 위치에서 우라와의 볼 줄기를 차단하는데 공을 들였다.

포항은 전반 20분 뒤 절호의 기회를 잡았다. 손준호의 중거리 슛이 페널티 박스 안에서 마키노 도모아키의 손에 맞아 굴절됐고, 주심은 지체 없이 페널티킥을 선언했다. 밥상을 차린 손준호가 직접 키커로 나서 침착하게 골망을 갈랐다.

챔피언스리그 본선에서 처음으로 골맛을 본 포항 선수들은 자신감이 올랐다. 한층 강해진 압박과 과감한 중거리 슛으로 우라와 진영을 누볐다. 전반 30분에는 문창진이 내준 공을 정원진이 마음먹고 때렸으나 골키퍼 정면으로 향했다.

후반 초반에도 포항의 공세가 이어졌다. 후반 2분 심동운의 슛이 골키퍼에게 걸렸으나 문창진이 살려 정원진에게 패스를 내줬다. 정원진이 달려들어 찬 슈팅은 크로스바를 때렸다.

우라와도 후반 중반들어 반격에 열을 올렸다. 16분 고로키 신조가 감각적인 발리킥을 선보였으나, 신화용의 벽을 넘지 못했다.

포항은 전반 19분 라자르를 대신해 최호주를 투입, 추가골을 노렸다. 하지만 후반 24분 손준호가 경고누적으로 퇴장을 당해 계획이 틀어졌다.

수적 열세에 처한 포항의 선택은 수비력 강화였다. 공격에 열을 올리는 대신 박준휘와 배슬기를 투입해 뒷문 단속을 철저히 했다.

후반 42분 신화용의 대단한 선방이 또 한번 팀을 살렸다. 우메사키 츠카사가 오른쪽에서 올린 크로스를 아우키가 골대 가까이에서 머리에 연결했으나 신화용이 재빠른 반응으로 실점을 막았다.

포항은 남은 시간 우라와의 공격을 효과적으로 차단, 홈 팬들 앞에서 기분좋은 승전고를 울렸다.

중국 원정에 나선 수원은 '신예' 김건희를 원톱으로 내세우고 염기훈-이종성-권창훈으로 뒤를 받쳤다.

원정이었으나 경기 초반부터 득점에 대한 의욕이 넘쳤다.

전반 4분 김종우가 왼쪽에서 찔러준 공을 김건희가 골대 바로 앞에서 슈팅까지 연결했으나 골키퍼 손에 걸렸다. 4분 뒤에는 권창훈이 헤딩으로 골문을 조준했으나 영점이 빗나갔다.

하지만 전반 32분 상하이의 역습에 당했다. 수비라인에서 한 번에 넘어온 공을 잡은 엘케슨이 연제민을 제쳐낸 뒤 지체없는 왼발 슈팅으로 골망을 흔들었다.

분위기를 내준 수원은 후반 7분 또다시 실점했다. 엘케슨-류원준-우레이의 삼각 패스에 수비 뒷공간을 내줬다. 우레이의 오른발 슛이 이번에도 골라인을 넘었다.

수원의 공격력은 후반 중반 들어서야 살아났다.

후반 27분 염기훈이 왼쪽으로 열어준 공을 양상민이 빠르게 중앙으로 올렸고, 쇄도하던 장현수가 받아 넣으며 추격에 시동을 걸었다.

좀처럼 찬스를 잡지 못하던 수원은 후반 44분 권창훈의 킬러패스로 산토스가 골키퍼와 1대1 찬스를 맞는 듯 했다. 하지만 주심은 오프사이드를 선언했다. 중계화면상으로는 오프사이드가 아니었기에 수원으로서는 크게 아쉬운 판정이었다.

결국 수원은 시즌 첫 승을 다음으로 미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