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워드 정보] 중국 '중관춘'의 원조인 실리콘밸리란 무엇?]

중국판 실리콘 밸리로 불리는 베이징 중관춘(中關村)에서 한국 유학생들도 창업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그간 외국인 유학생들의 중관춘 진입에 걸림돌이 돼왔던 중국의 출입국 관련 규정이 3월부터 대폭 완화되기 때문이다.

25일 인민일보와 중국청년망 등에 따르면, 중국 공안부는 우수한 외국인 유학생 및 해외 고급 인력의 창업과 영구 정착을 촉진하기 위해 출입국 관련 신규 조항 20개를 신설, 오는 3월부터 시행한다. 핵심 내용은 중국 벤처의 산실인 중관춘에서 이들이 빠르게 창업 활동에 나설 수 있도록 취업 제한을 풀고, 영주권 신청 자격도 넓히는 것이다. 취업 비자가 아닌 유학 비자로 중국에 온 유학생들은 지금까지 창업이 사실상 불가능했다. 그러나 앞으로 재학 중인 대학의 추천서와 동의서, 중관춘관리위원회가 발급하는 '창업' 증명서만 있으면 중관춘 창업이 가능해진다. 이들에게는 '창업'이라는 표기가 추가된 새 거류증이 발급된다.

해외 고급 인력과 그 가족의 중국 거주도 쉬워진다. 공안부가 정한 일정 기준에 맞는 외국 인재와 배우자, 미성년 자녀는 중관춘관리위원회의 추천만 있으면 일명 '그린카드'로 불리는 베이징 영주권 신청이 가능해진다. 중국은 해외 인재 유치를 위해 2003년 영주권 제도를 도입했으나, 조건이 너무 까다로워 실제로 영주권을 받는 외국인들은 극소수에 그쳤다.

중국 정부는 특히 외국 국적 중국인, 즉 화교 출신 인재들에게는 파격적으로 문턱을 낮췄다. 화교 중 박사 학위 이상의 고학력자, 중관춘 창업 기업 활동 경력 4년 이상, 연간 6개월 이상 중국 실제 거주 등의 조건 중 하나만 만족하면 베이징 영주권 신청이 가능하다.

공안부는 중관춘 안에 외국인 영주권 서비스 창구를 별도로 설치해 영주권 신청 접수와 상담 업무를 전담시킬 방침이다. 신청에서 승인까지 180일 걸리던 기존 심사 절차도 대폭 간소화해 50일 이내로 단축할 계획이다.

중관춘은 1988년 중국 정부가 지정한 첫 번째 첨단 산업 단지다. 베이징대, 칭화대 등 중국 최고 대학과 연구 기관들이 인근에 포진한 입지 덕분에 일명 '촹커(創客·벤처기업가)'로 불리는 젊은 인재들의 창업 요람으로 자리 잡았다. 바이두, 소후 같은 중국 토종 IT 기업은 물론 마이크로소프트 같은 글로벌 IT 기업을 포함해 수만 개의 기업이 입주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