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갑 한림대 의대 감염내과 교수

[세계에 공포를 확산시킨 '지카바이러스'란?]

브라질을 포함한 남미에서 지카 바이러스에 감염된 소두증 아이 출산 공포가 전 세계로 확산되고 있다. 올여름 올림픽이 열리는 브라질에 가도 되나 싶을 정도로 많은 사람이 우려하고 있다. 지카 바이러스뿐만 아니라 최근 여러 나라에서 뎅기열·말라리아 등 모기를 매개로 한 감염병이 증가하고 있다.

지카 바이러스는 남미 35개 나라에서 확산 중이다. 브라질의 경우 100만 명 이상이 감염된 것으로 추정된다. 이로 인해 소두증 발병이 이전 해보다 10여 배 늘었다. 뎅기열은 1970년대 단지 9개국에서 발병이 보고됐는데 지금은 128개국에서 나오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연간 약 4억명이 감염되고 50만명은 심각한 증상을 가지며 약 2만명이 사망한다.

21세기 문명 시기에 왜 이처럼 모기 매개 질환이 확산되고 있는 걸까. 이는 인간이 자초한 모기의 역습이다. 많은 기후학자와 감염학자들은 무분별한 자연 파괴와 개발, 그리고 지구온난화가 모기 매개 질환 확산의 주범이라고 단언한다. 1970년대 이후 동남아시아와 남미에서 대규모 리조트와 산업부지 개발이 이뤄졌다. 공사 폐기물이 도시 주변에 버려지고 'IMF 사태'와 같은 금융위기 상황에서 대규모 건축이나 토목공사가 중단된 채 그대로 폐허로 남아버리기도 하면서 곳곳에 웅덩이가 만들어졌다. 우기(雨期)에 폐기물이나 웅덩이에 물이 고이고, 이 고인 물에서 모기 유충이 집단 서식했다. 모기 매개 질환 집단 발생 가능성이 더 커진 것이다.

뎅기열과 지카 바이러스를 보유하고 있던 숲모기는 서식지가 도시화되면서 도시생활에 적응해 사람과 함께 살기 시작했다. 현재는 도시에서도 이러한 숲모기들이 자생하고 있고, 열대와 아열대 전역이 이런 숲모기 매개 질환 온상이 됐다. 환경 변화가 질병 발병 양상까지 바꾸면서 잠재적인 재난으로 다가오는 것이다.

기후학자들은 지금의 지구 온난화가 그대로 진행된다면 앞으로 50여 년이 지나면 우리나라도 아열대 지역이 될 것이라고 전망한다. 그렇게 되면 숲모기 서식이 자연스럽게 이뤄지고 우리나라도 뎅기열과 지카 바이러스 감염에서 벗어날 수 없게 된다. 갈수록 늘어나는 국가 간 왕래에 의해서도 모기 질환은 확산되고 더욱 빈발할 것이다. 모기의 역습에 대비한 장기적인 안목과 질병 통제에 체계적인 대비를 짜야 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