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1보〉(154~169)=중국은 최근 몇 년간 쏟아져나온 세계대회 우승자들을 모아 2014년 그들끼리 겨루는 이벤트를 치른 바 있다. 10년 전만 해도 한국에 눌려 단 1명의 세계 챔프에 목말라하던 중국으로선 놀라운 '바둑 굴기(崛起)'였다. 위성배란 이름의 이 대회 우승자는 18회 LG배 챔프 퉈자시. 1회전서 미위팅(1회 몽백합배)을 눕힌 데 이어 탕웨이싱(18회 삼성화재배)을 딛고 올라온 장웨이제(16회 LG배)마저 꺾고 '왕중왕'에 올랐었다.
흑이 ▲로 끊어간 장면. 156이 불가피해 157, 159가 성립해선 흑이 또 벌었다. 하지만 157로는 '가'로 마늘모해 흑 한 점을 잡는 수도 깔끔했으리란 결론. 158 때 보통은 참고도 1의 건너붙임이 맥점인데, 지금은 6 이후 공연히 분쟁의 소지를 남길 수 있어 유리한 흑이 피했다.
164까지 타협이 이뤄졌다. 좌변 백이 머나먼 유랑 끝에 살아갔지만 그 사이 흑도 여기저기서 실속을 차려 반면(盤面) 10집의 우세는 부동이다. 165, 167의 선수 권리 행사 후 169로 젖혀 "여기서 끝장을 보자"고 외친다. 백으로선 엎친 데 덮친 격. 하지만 이곳 전투에서 뜻밖의 반전이 이뤄지니 바둑이란 참 알 수 없는 게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