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총선거를 50여일 앞두고 호남 지역의 선거 구도가 요동치고 있다. 18일 오후 더불어민주당을 탈당한 무소속 박지원(목포) 의원이 대법원에서 무죄 판결을 받은 데 이어 이날 저녁에는 무소속 정동영 전 의원이 전격적으로 안철수 의원이 주도하는 국민의당 합류를 선언했기 때문이다.

더민주당의 광주·전남 의원 상당수가 이미 국민의당에 합류하고 박 의원이 안 의원과 함께 사실상 반(反)더민주당 공동전선(戰線)을 펼 게 확실한 상황에서 전북 지역을 대표하는 정 전 의원까지 안 의원에 힘을 보태면서 국민의당의 호남 우위 굳히기에 한층 속도가 붙을 가능성이 커졌다는 분석이다. 반면 호남 지역에서 국민의당과 치열한 경합을 벌이고 있는 더민주당은 더욱 수세에 몰릴 것으로 보인다.

안 의원은 호남 지역의 우위를 굳히게 되면 이를 발판삼아 내리막길을 걸었던 당 지지도를 다시 끌어올리고 수도권, 충청권 등으로의 '북진(北進·당세 확장)'까지 꾀할 것으로 예상돼 전체 선거 판도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18일 오후 국민의당 안철수 상임 공동대표와 정동영 전 의원이 전북 순창의 복흥산방에 마주앉아 대화를 나누고 있다.


정동영 전 의원은 이날 저녁 전북 순창에서 국민의당 안철수 상임 공동대표와 1시간 30여분간 비공개 회동을 가진 후 기자들과 만나 "국민의당에 합류하겠다"고 말했다.

두 사람은 회동이 끝난 뒤 양측 대변인을 통해 합의문을 발표했다.

양측은 합의문에서 "개성공단의 부활과 한반도 평화, 2017년 여야 정권교체를 위해 조건 없이 협력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또 "(새누리·더민주) 양당 기득권 담합 체제를 깨지 못하면 한반도 평화와 경제 민주화, 복지국가도 이루지 못한다는 데 뜻을 같이했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두 사람의 만남을 계기로 "합리적 진보와 개혁적 보수 세력 결집을 통해 우리 사회의 경제적 약자의 눈물을 닦아주는 민생정치를 구현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합의문에는 또 정 전 의원이 국민의당에 합류해 "총선 승리와 호남 진보정치 복원을 위해 백의종군한다"는 내용도 담겼다.

안 대표는 이상돈 공동선거대책위원장 등이 정 전 의원 합류에 부정적이었음에도 이날 오후 정 전 의원이 칩거 중인 전북 순창군 복흥면 복흥산방을 직접 찾아가 국민의당 합류를 설득했다.

앞서 이날 오후에는 대법원이 저축은행에서 불법 자금을 받은 혐의로 기소된 무소속 박지원 의원 사건을 "다시 심리하라"며 무죄 취지로 파기했다. 이로써 박 의원은 의원직을 계속 유지하게 됐다. 박 의원은 국민의당에 입당하지 않고 무소속으로 광주·전남 지역에서 국민의당을 비롯한 반(反)더민주 세력을 지원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