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월 1일 '개항 이래 최대 승객인 17만6000명이 오는 1월 3일 몰릴 것'이라는 내용의 '승객 혼잡 경보'가 인천국제공항 7000여명 전 직원의 이메일과 스마트폰 앱(App)으로 통보됐다. 실제로 3일 인천공항엔 승객 17만6400명이 드나들어 인천공항 공항운영센터(AOC)의 이 같은 예측은 거의 정확히 맞아떨어졌다.

하지만 이 같은 사전 경보는 아무런 소용이 없었다. 수하물 대란이 발생한 당일 인천공항은 매뉴얼상 실시해야 하는 '비상 특별 근무'가 이뤄지지 않은 것은 물론 현장 인력은 수시로 거짓 보고를 하고, 공항공사 간부들은 수하물 대란의 실상을 축소하기에 급급했던 사실이 국토교통부의 감사 결과 드러났다.

◇수차례 예고된 수하물 대란, 모두가 '무시'했다

15일 본지가 국회 국토교통위 하태경 의원(새누리당)을 통해 입수한 국토부의 '인천국제공항 수하물 대란 관련 조사 결과' 보고서에 따르면 수하물 대란이 발생하기 이틀 전부터 여러 차례 인천공항 직원들에게 통보된 '경보'가 묵살당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대한민국의 첫 관문, 인천국제공항]

공항운영센터(AOC)는 작년 12월 30일 '최대 인파가 몰릴 것'이라는 첫 경보를 사전 고지한 데 이어 이틀 뒤인 1월 1일엔 또다시 공항공사 전 직원에게 스마트폰 앱 등으로 '오는 3일 개항 이래 최대 승객인 17만6000명이 몰릴 전망이니 대비하라'고 거듭 경보음을 울렸다.

하지만 운송처 직원들은 매뉴얼에 따라 현장 인력을 늘리고 수하물 운송 상황을 추가 점검해야 하는 비상 특별 근무를 실시하지 않았다. 수하물 관리 인력 152명이 전원 투입돼야 하는데도 대란이 벌어진 3일 현장 투입 인력은 140명에 그쳤다. 비상임에도 직원들이 연가를 내고 쉬었고 대체 인력도 확보하지 않은 것이다.

대란 발생 이후 수습 과정에선 더 심각한 사태가 잇따라 빚어졌다. 감사 보고서에 따르면 일선 현장에서는 사건 발생 초기부터 거짓 보고가 이어졌다. 수하물 처리 시설은 사건 당일 오전 7시 52분에 처음 고장이 났지만, 당시 수하물 처리 시설 운영을 맡고 있던 운송처 야간 근무조 조장 A씨는 10분 뒤인 8시 2분에 '수하물 처리 시설 점검 결과 이상이 없다'고 문자로 보고했고, 오전 8시 16분쯤엔 처리 시설이 아예 멈춰 서는 등 비상 상황이 발생했지만 "특이 사항이 없다"고 후속 근무조에 거짓으로 인수인계한 사실이 드러났다.

수하물 관리 총괄 책임자인 공항센터 B센터장은 3일 오전 11시쯤 뉴스를 통해서야 수하물 대란이 벌어진 사실을 알고 "어떻게 된 일이냐"고 현장 인력에 문의한 사실도 드러났다. 사건 원인을 호도하는 보도 자료도 배포됐다. 수하물 대란은 수하물 처리 시스템 벨트가 고장 나면서 발생했지만 공사 측은 당시 '비규격 수하물이 늘어나 수하물 대란이 발생했다'는 내용의 보도 자료를 배포했다.

◇이호진 부사장 사표 등 대거 문책

공항공사는 15일 "수하물 대란과 최근 무단 출입국 사건 등과 관련해 이호진 부사장이 최근 사표를 제출했다"면서 "이 사표는 16일부로 수리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부사장과 함께 상임이사를 맡고 있던 이상규 건설본부장도 같은 날 퇴직할 예정이다. 공항공사 이사진 6명 중 2명이 물갈이되는 셈이다. 수하물 대란의 실무 책임자인 운송처 처장 권모씨를 비롯해 수하물 운영팀장과 시설팀장 등 6명에게 징계 처분을 내리고, 사건 당일 근무조이던 직원 4명은 '경고', 허위 보도 자료를 작성한 직원 한 명은 '주의' 처분을 공항공사 측에 요구했다고 국토부는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