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 철학사 1, 2, 3 | 이광래 지음 | 미메시스 | 총 3권 2656쪽 | 각 2만8000원

"모든 예술가에게는 시대의 각인이 찍혀 있다"고 얘기한 마티스와 "미술의 역사는 철학의 문제로 점철된다"고 말한 미학자 아서 단토의 생각은 같은 뿌리에서 나왔다. 위대한 예술은 조형적 완성도를 넘어 역사, 철학과 한몸일 때 비로소 완성된다는 것이다.

'미셸 푸코: 광기의 역사에서 성의 역사까지'(1989), '프랑스 철학사'(1993) 같은 선 굵은 철학서를 써온 저자가 철학으로 미술 읽기를 시도한 책이다. 차가운 철학이 그 시대의 캔버스를 만나 어떻게 감성적으로 구현됐는지를 보여준다. 특정 시대 내에서 예술이 철학, 종교, 문학을 가로지르며 잉태되는 과정에 초점을 맞췄다.

낯설지만 깊다. 플라톤, 라캉에서 조토, 프랜시스 베이컨까지 철학자와 예술가를 넘나들며 권력과 욕망(1권), 재현과 추상(2권), 해체와 종말(3권)을 얘기한다. 430여 개의 도판은 별도 책 한 권으로 만들어도 손색없을 만큼 풍성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