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서양 횡단 군인들과 영상 통화를 하고 있는 영국의 해리 왕자.

"장애 너머의 삶이 있다는 메시지를 전하고 싶었습니다."

대서양 위에서 보낸 46일 16시간 49분. '세상에서 가장 거친 조정(漕艇) 레이스' 대서양 횡단 조정 대회에 참가한 네 명의 영국 부상 군인들〈본지 12월 22일자 A26면 참조〉이 5일 결승점인 북중미 카리브해 안티과 해안에 도착했다. 두 다리가 없는 케일 로이스(30)는 의족을 달지 않은 채 육지를 밟고는 팀원들 품에 안겨 눈물을 쏟았다. 이들 4명에게 남아 있는 다리를 다 합해도 3개밖에 되지 않았지만 서로를 의지하며 4501㎞를 노저어 왔다. 지난해 12월 21일 서아프리카 카나리 제도에서 출항해 모두 건강한 모습으로 대서양 횡단에 성공했다.

현역 군인인 로이스는 아프가니스탄에서 임무 수행 중 폭발로 두 다리를 잃었다. 팀 동료인 리 스펜서(47)·나이절 로고프(57)·패디 갤러거(31) 모두 전투와 훈련 중 사고로 다리를 잃고 제대했다.

5일 대서양 횡단 조정 레이스 결승점인 북중미 카리브해 안티과 해안에 도착한 네 명의 영국 부상 군인 케일 로이스·리 스펜서·나이절 로고프·패디 갤러거(왼쪽부터). 군 복무 중 전투와 사고로 다리를 잃은 이들은 지난해 12월 출발해 46일 동안 4501㎞를 항해한 끝에 대서양 횡단에 성공했다.

이들은 26개 참가팀 중 비장애인으로 꾸려진 18개 팀을 제치고 8번째로 결승선을 통과했다. 2명이 2시간씩 24시간 교대로 노를 젓고, 파도와 폭우를 헤치고 온 강행군이었다. 이들은 "뱃멀미 때문에 음식을 제대로 먹지 못했다"고 했다. 이들이 도착하자 영국 왕실의 해리 왕자가 영상 전화를 걸어왔다. 해리 왕자는 "믿을 수 없는 업적"이라며 "장애를 극복할 수 있다는 걸 증명해 낸 4명의 용사 모두 고맙다"고 했다. 영국 왕실은 이 도전을 가장 열성적으로 후원했다. 이번 도전을 통해 모은 후원 성금 2만6445파운드(4600만원)는 상이군인 복지를 위해 쓰일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