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카바이러스, 모기+수혈+성관계 통해 감염 가능… 대표 증상은?]
최근 중남미 지역을 중심으로 급속히 번지고 있는 지카(Zika) 바이러스가 작년 상반기 인도네시아에도 전파됐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와 동남아 일대에 이미 지카 바이러스가 퍼졌을지 모른다는 가능성이 제기됐다. 미주 대륙과 유럽에 이어 아시아에서까지 감염자가 발견되면서 지카 바이러스 공포는 전 지구촌으로 확산되는 추세다.
인도네시아 언론 자카르타 포스트는 지난 30일 "에이크만 분자 생물학 연구소가 수마트라 섬 잠비 주(州)에 거주하는 27세 남성 한 명이 지카 바이러스에 감염됐다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보도했다. 연구소는 2014년 12월부터 작년 4월 사이 잠비 지역에서 고열 등 뎅기열 증세를 보이는 환자 103명의 혈액 샘플을 모아 분석하던 중 우연히 지카 바이러스 감염자를 발견했다. 헤라와티 수도요 부소장은 "바이러스에 감염된 남성은 해외여행 경험이 없기 때문에 작년 인도네시아 일부 지역에서 지카 바이러스가 일시적으로 유행했었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밝혔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의 '세계 지카 바이러스 분포 현황'에 따르면, 인도네시아는 태국·필리핀·말레이시아 등과 함께 과거에 지카 바이러스 감염자가 발생했던 국가로 분류돼 있다. 지카 바이러스를 옮기는 이집트숲모기가 중남미뿐 아니라 동남아 지역에도 서식하고, 뎅기열에 걸리게 하는 동남아시아의 흰줄숲모기도 지카 바이러스를 옮길 수 있다고 알려져 있다. 임신부가 지카 바이러스에 감염되면 기형적으로 머리가 작은 소두증(小頭症) 신생아를 출산할 우려가 있다. 최다 감염국인 브라질에선 현재까지 4000건이 넘는 의심 사례가 보고됐고, 이 가운데 270건이 소두증으로 공식 확인됐다.
지카 바이러스가 아시아 전체로까지 확산될 가능성이 제기되자, 아시아 각국 정부도 대책 마련에 비상이 걸렸다. 베트남·태국·싱가포르 등은 최근 공항과 항만에서 감염자 출입국 감시 체제를 강화했고, 중국 질병통제예방센터도 지카 바이러스 유입 가능성에 대비한 경보 체계를 가동시켰다.
현재 빠른 속도로 퍼지고 있는 지카 바이러스가 엘니뇨로 전 세계적으로 더욱 확산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엘니뇨는 적도 부근 해수면 온도가 상승하는 현상이다. 엘니뇨가 발생하면 남미 지역 기온이 올라가고, 강수·침전 양상이 달라지면서 모기 개체 수가 늘어나 모기를 매개로 하는 전염병이 창궐할 환경이 만들어진다. 데일리 메일은 "세계보건기구(WHO)도 엘니뇨의 영향으로 지구촌 여러 지역에서 지카 바이러스가 폭발적으로 확산될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WHO는 지카 바이러스 대책을 논의하기 위해 1일(현지 시각) 긴급 회의를 소집해 '국제 공중보건 비상사태' 선포 여부를 결정한다. 비상사태가 선포되면 해당 국가에 대한 체계적인 역학조사와 함께 질병이 발생한 지역으로의 여행, 교역 등이 금지된다. WHO는 신종 플루가 유행했던 지난 2009년과 2014년 소아마비 바이러스와 에볼라 바이러스 확산 때 각각 한 차례씩 총 3차례 국제 공중보건 비상 사태를 선포했다. 작년 한국에서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유행 당시에도 비상사태 선포 논의가 있었지만, WHO는 비상사태 선포 요건에는 해당되지 않는다는 결정을 내린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