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0월 말 대구 수성구의 한 지역주택조합은 1372가구의 아파트 건설을 추진하다 뜻하지 않은 복병을 만났다. 사업 승인을 받기 위해 대구시교육청과 협의를 벌였지만 "동의할 수 없다"는 답변을 들은 것이다. 교육청은 아파트가 건설되면 인근 초등학교가 늘어나는 학생을 더 이상 수용하기 어렵다는 이유를 들었다. 한마디로 학생 수용 대책이 없으면 아파트를 못 짓는다는 것이다.
지역주택조합은 무주택자나 전용면적 85㎡ 이하 주택을 1채 소유한 가구주가 쉽게 아파트를 마련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제도이다. 1990년대에 대대적으로 유행했다. 2000년대 들어 주춤했던 지역주택조합은 최근 2~3년 사이 다시 붐을 이루고 있다. 부동산 시장이 좋은 부산·대구에서도 지역주택조합이 유행하고 있다. 지난해 말까지 부산 27곳, 대구 30곳에서 조합이 설립됐거나 설립이 추진되고 있다.
하지만 곳곳에서 부작용이 불거지고 있다. 학생 수용 문제는 그중 가장 큰 걸림돌이다. 대구는 10여개 조합이 이 문제에 걸려 주춤하고 있다. 경남 김해 장유지역에서도 학생 수용 문제로 3곳이 사업 인가를 받지 못했다.
하지만 사업 지연·무산으로 인한 손실, 교육 등 기반시설 확보를 모두 조합원이 책임져야 한다. 이런 점을 감안하지 않고 덥석 가입했다간 낭패를 볼 수 있다. 대구시 우상정 건축주택과장은 "지역주택조합은 주민이 조합을 구성하고 부지를 매입해 주택을 건립하는 사업인 만큼, 이 과정에서 발생하는 모든 책임은 조합원 몫"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