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문재인 대표와 정의당 심상정 대표는 25일 국회에서 만나 총선에서의 연대에 원칙적으로 합의했다. 문 대표와 심 대표는 연대의 방법 등 구체적인 내용은 27일 사퇴하는 문 대표를 이어 김종인 더민주 선대위원장이 계속 협의하기로 했다. 총선에서의 야권 연대는 2012년 민주당과 통합진보당에 이은 두 번째다.

이날 회동은 지난 19일 심 대표가 신년 회견에서 제안한 '범야권 전략협의체'에 대해 문 대표에게 설명하는 자리였다. 더민주 김성수 대변인은 "문 대표는 범야권 전략협의체 구성에 적극 공감하고 협력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전략협의체에 대해 한창민 정의당 대변인은 "총선뿐 아니라 2017년 정권 교체를 위해 야권이 정책과 비전을 공동으로 마련하고 의견을 나누는 것"이라고 했다. 야당 관계자는 "야권 연대의 원칙만 합의했을 뿐 후보 단일화 방법과 지역 등은 다음에 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문 대표는 두 당이 각각 후보를 낸 뒤 단일화하는 방법보다는 공천부터 함께 협의하는 방식을 염두에 두고 있다. 정의당은 자신들의 전략 지역 10여곳에서 후보 단일화를 원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정의당 심상정 대표가 25일 국회에서 총선 연대에 원칙적으로 합의했다. 사진은 2012년 12월 대선 당시 민주통합당 문재인 후보에 대한 지지를 선언하고 후보에서 사퇴하던 심 대표(왼쪽).

문 대표는 원래 야권 연대 대상으로 천정배 의원의 '국민회의'와 정의당을 염두에 뒀다. 그러나 천 의원이 안철수 의원의 국민의당과 손을 잡게 되면서 야권 연대의 대상은 정의당으로 축소됐다. 국민의당과 국민회의의 통합이 호남에 지역성을 둔 '지역 연대'라면 더민주와 정의당의 연대는 '이념 연대' 성격이 짙다. 안철수 의원을 중심으로 하는 국민의당은 중도를 표방하고 있기 때문에 이념적으로는 더민주와 정의당이 더 가깝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문 대표가 대표직 사퇴를 앞두고 "새누리당과 1:1 구도를 만들어야 한다"며 정의당과의 연대에 적극 나서고, 국민의당과 천정배 의원 측이 전격 합당한 것도 이번 야권 연대 합의에 속도를 내게 했다. 야권 관계자는 "총선에선 더민주와 국민의당의 연대는 기대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더민주에선 일부가 "중도층이 이탈할 수 있다"며 야권 연대를 반대하지만 다수는 "표 분산을 막아야 한다"며 연대가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김종인 위원장은 라디오 인터뷰에서 야권 연대에 대해 "선거가 점점 다가올수록 우열이 자연적으로 구분될 것 아니냐. 그에 따라 지역구별로…"라며 "야권 연대가 필요하다는 것은 인정한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과 심 대표는 사적(私的) 모임도 하는 등 친분이 두터운 편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