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상반신을 몰래 촬영했어도 신체가 노출되지 않았다면 처벌할 수 없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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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2부(주심 이상훈 대법관)는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상 카메라 등 이용촬영 혐의로 기소된 유모(30)씨에게 벌금 100만원을 선고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서울북부지법으로 돌려보냈다고 25일 밝혔다.

유씨는 2014년 4월 28일 밤 늦게 무용 강사 A씨를 쫓아가 아파트 엘리베이터에 함께 탔다. 유씨는 스마트폰 카메라를 이용해 A씨의 상반신을 찍은 혐의로 기소됐다.

유씨는 2013년 11월부터 2014년 5월 사이 49차례에 걸쳐 여성들의 상반신, 다리 등을 촬영한 혐의도 받았다.

유씨가 불특정 다수의 여성들을 촬영한 것에 대해서는 1심, 2심 재판부 모두 무죄로 판결했다. A씨의 상반신을 찍은 혐의에 대한 판단은 엇갈렸다.

1심 재판부인 서울북부지법 박재경 판사는 “A씨의 허리 높이에서 목 아래까지를 촬영한 것인데, 노출이 전혀 없고, 입고 있던 옷이 선정적이지도 않았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2심 재판부인 서울북부지법 형사항소1부(재판장 홍승철)은 “유씨가 엘리베이터까지 A씨를 쫓아가 촬영한 의도, A씨가 수치심을 느껴 다음 날 경찰에 신고한 점 등을 종합하면 성적 욕망 또는 수치심을 유발할 수 있는 신체를 촬영한 것으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2심 재판부는 유씨에게 벌금 100만원과 24시간의 성폭력 치료프로그램 이수를 명했다.

대법원은 “A씨는 당시 검은색 레깅스를 입고, 허벅지까지 내려오는 긴 티셔츠 위에 모자가 달린 옷을 입고 있어 목 윗부분과 손을 제외하고는 외부로 노출된 신체 부위는 없었다. 유씨는 특별한 각도나 특수한 방법이 아닌 사람의 시야에 비춰지는 부분을 그대로 촬영했다”고 했다.

대법원은 “유씨의 행동이 A씨에게 불안감과 불쾌감을 유발했다. 하지만 유씨가 촬영한 A씨의 신체 부위가 A씨와 같은 성별, 연령대의 일반적이고도 평균적인 사람들의 관점에서 성적 욕망 또는 수치심을 유발할 수 있는 신체에 해당한다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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