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31세이브 이후 2년 연속 고전
불운 씻고 2016년 불펜 재건 주역으로
[OSEN=이대호 기자] "독성배에서 꿀성배로 다시 바뀌겠습니다."
2015년을 준비하던 김성배(35,롯데)의 다짐은 다음과 같았다. 2013년 갑작스럽게 주전 마무리를 맡아 31세이브 평균자책점 3.05로 맹활약을 펼쳤던 김성배는 2014년 전반기까지는 나쁘지 않았지만, 후반기 부상으로 고전했다. 마무리 자리는 김승회에게 넘겨줬고, 평균자책점도 5.98로 치솟았다.
2014년 부진의 원인은 통증. 그래서 김성배는 자신 있게 2015년을 준비했지만, 결과적으로는 더욱 힘겨운 시즌을 보냈다. 45경기에서 39⅔이닝을 소화, 2승 3패 1세이브 5홀드 평균자책점 7.71을 거뒀다.
- 2015년 리뷰
고전했던 시즌이었다. 여름까지는 불펜에서 버팀목이 되어 줬지만, 8월 이후에는 1군 출장이 고작 8경기밖에 안 된다. 벤치의 신뢰를 잃고 불펜에 머무는 날이 더 많았다.
평균자책점 7.71만 놓고 본다면 충격적이지만, 오히려 세부성적은 2014년과 비교해도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2014년 피안타율은 3할1푼6리, 2015년은 3할1푼9리로 큰 차이가 없다. 오히려 피출루율은 2014년 4할에서 2015년 3할8푼7리까지 내려갔다. WHIP는 2014년 1.87, 2015년 1.77로 더 낮았다.
불펜투수에게 평균자책점은 참고할 자료일 뿐이다. 김성배의 평균자책점이 7점대로 폭증하게 된 건 잔루율이 원인일 가능성이 높다. 2014년 73%였던 잔루율은 작년 55%까지 내려갔다. 즉 김성배가 남겨두고 내려 온 주자가 훨씬 더 많이 홈을 밟았다는 뜻이다. 이 말은 곧 김성배의 평균자책점은 그의 불운도 섞여 있다는 뜻이 된다.
그렇다고 해도 최근 2년 동안 김성배가 기록한 성적은 필승조 불펜투수로 아쉬움은 남는다. 특히 2015년에는 좌타자 상대 무기였던 체인지업이 실투로 많이 이어졌다.
- 최고의 날
2015년 5월 15일 수원 kt전에서 김성배는 시즌 2승 가운데 1승을 올렸다. 9-9 동점 11회말 2사 후 등판했고, 연장 12회초 롯데가 2점을 올려 다시 앞서갔다. 김성배가 2점 리드를 지키면 롯데가 승리를 거둘 수 있었는데, 제구가 흔들리며 무사 만루 위기를 맞았다.
설상가상으로 김상현까지 밀어내가 볼넷으로 내보내면서 1점 차로 쫓겼고, 무사 만루 위기는 계속됐다. 타자와 정면승부를 벌이지 못하던 김성배는 밀어내기로 점수를 주고 난 뒤에야 공격적으로 피칭을 했다. 첫 타자 박경수를 내야 뜬공으로 처리하더니, 심우준은 1루수 파울플라이로 잡아냈다. 그리고 보름 전까지는 롯데에서 함께 뛰었던 이창진은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 최악의 날
5월 등판했던 9경기 중 6경기에서 실점을 하며 좋지 않았던 김성배는 6월 들어 5경기에서 단 1실점만 기록하며 서서히 살아나는 모습이었다. 그러나 6월 27일 사직 넥센전은 뼈아픈 하루였다.
6월 롯데는 연전연패를 거듭했고, 팀 분위기도 좋지 않았다. 이러한 가운데 김성배는 3-2로 앞선 8회초 1사 2루에서 이명우를 구원하러 마운드에 올랐다. 그러나 아웃카운트 1개를 잡는 동안 안타 1개, 그리고 볼넷 4개를 남발하면서 자책점 4점을 기록했다. 팀은 역전패를 당했고, 김성배는 패전을 떠안았다.
- 2016년 프리뷰
롯데 불펜은 FA 시장을 통해 양과 질 모두를 갖췄다. 입지가 좁아지는 걸 우려해야 할 상황이다. 그래도 여전히 팀은 김성배가 필요하다. 사이드암 정대현과 홍성민이 경쟁상대. 정대현은 관리를 하면서 써야 할 선수고, 홍성민은 때로는 롱 릴리프 역할까지 한다. 2013년 마무리 시절 구위를 되찾는다면 위기 상황에서 충분히 제 역할을 할 선수다.
김성배 역시 연투에서는 좋지 않았다. 작년 연투를 한 10경기에서 평균자책점 11.74로 더욱 좋지 않았다. 즉 김성배 역시 관리를 하면서 써야 더 좋은 구위를 보여주는 선수라는 이야기다. 김성배도 좌타자를 상대할 확실한 자기만의 무기를 더욱 갈고 닦아야 할 필요가 있다. /cleanupp@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