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대만 독립주의자를 반대하는 것이지, 대만을 반대하는게 아니다"라고 쓰여진 피켓을 들고 시위하고 있는 중국 가수 황안.

한국 걸그룹 트와이스의 멤버로 대만 국적인 쯔위(본명 저우쯔위·周子瑜·16)가 한 방송프로그램에서 대만 국기인 청천백일기(靑天白日旗)를 흔들었다는 것을 지적해 ‘쯔위 논란’을 촉발한 당사자인 중국 가수 황안(黃安·53)이 대만 언론에 화살을 돌렸다.

황안은 지난 18일(현지 시각) 자신의 웨이보를 통해 ‘대만 동포들에게 보내는 성명(致台灣同胞聲明)’을 발표했다.

지난 18일(현지 시각) 황안이 자신의 웨이보에 공개한 '대만 동포들에게 보내는 성명' 전문.

성명에서 황안은 “대만은 내 고향이고, 내 국적은 중화민국으로 ‘92공식’(九二共識·1992년 ‘하나의 중국’을 인정하되 각자 명칭을 사용하기로 한 협의)을 지지한다”며 “중화민족의 통일을 위해 분투하는 게 내 평생의 입장이며, 그 어떤 방식으로 양안관계의 평화로운 발전을 방해하는 대만 독립 행위에도 물러서지 않을 것”이라고 운을 뗐다.

이어서 그는 ‘쯔위 사태’를 언급하며 “대만 매체가 ‘중화민국 국기를 휘날렸다는 이유 하나로’ 본인이 쯔위를 대만 독립주의자라고 고발했다는 보도를 정중하게 부인한다”며 “본인은 단 한 번도 대만 국기를 흔드는 사람이 독립주의자라고 한 적이 없다”고 했다.

그는 대만 언론이 의도적으로 자신의 말을 곡해하고 착각해 오명을 씌웠다고 비판하며 “쯔위 사태는 많은 일과 복잡하게 얽혀있지만 ‘국기’와는 전혀 관계가 없다”고 했다.

하지만 그의 공개 성명과 별개로, 그가 공개적으로 ‘대만 독립주의자’를 지목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대만 신주(新竹)현에서 태어나 중국 본토에서 가수 활동을 하는 그는 ‘반(反) 대만독립 영웅’이라고 자처하며 중화권 연예계에서 정치적 논쟁을 자주 일으켰던 인물이다.

황안은 쯔위 사건에 앞서서도 지난 10일 중국판 ‘무한도전’인 ‘대단한 도전(了不起的挑戰)’이라는 프로그램에 출연한 홍콩 배우 웡헤이(王喜)가 페이스북에 저우언라이(周恩來) 전 중국 총리를 비하하는 취지의 글을 올렸다고 ‘고발’한 적이 있다. 이 후 방송에서 왕헤이의 얼굴은 전무 모자이크 처리됐다.

그는 또한 지난해 대만 가수 크라우드 루(盧廣仲)의 대만독립 지지 발언을 문제삼아 그가 출연할 예정이었던 뮤직페스티벌이 결국 취소되게 만들기도 했다.

쯔위 사태와 관련해 중국 본토에서 그에 대한 여론도 점차 비판으로 흘러가고 있다.

중국 남방도시보(南方都市報)는 “모함꾼 황안이 양안의 정치적 상호 신뢰를 파괴했고, 16세 소녀를 정치적으로 박해했으며, 양안의 민간관계를 악화시켰다. 그 죄는 백번 죽어도 면할 수 없다”며 “양안 민간교류에 천고의 죄인”이라고 강도 높은 비판을 했다.

한편 대만 총통 선거와 맞물린 이번 ‘쯔위 사태’는 결과적으로 대만 독립을 지지하는 민진당의 손을 들어주는 결과를 초래했다.

지난 16일 라이벌인 국민당의 주리룬(朱立倫) 후보를 압승한 대만 첫 여자 총통 차이잉원(蔡英文)은 당선 기자회견에서 “(쯔위 사건은)국가를 강력하게 만드는 것이 중화민국 총통의 가장 중요한 책무라는 것을 영원히 일깨워줄 것”이라고 밝혔다.

대만 연합보는 이날 “쯔위 사건이 차이잉원의 득표율을 1~2% 상승시켰을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