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난은 투표율이 높은 곳은 아닌데 '쯔위 사과 영상' 때문에 열이 뻗쳐서 다들 아침부터 줄 서서 투표했어요."

18일 오후 한국 걸 그룹 트와이스의 대만 출신 멤버인 쯔위(周子瑜·16)의 고향인 대만 타이난시에서 만난 천쉬보(45·역무원)는 "타이난의 대선·총선(16일) 투표 열기가 대단했다"면서 이렇게 말했다. 타이난에선 대만독립 성향이 강한 민진당이 대선 득표율 67%, 총선 득표율 77%로 각각 전국 1위를 차지하는 이변을 일으켰다.

쯔위 가족이 살고 있는 타이난시 난셩리(里) 지역에선 주민들이 하루 전날 '쯔위를 위해 투표하자'며 모바일 메신저 '라인'으로 투표 독려를 했다. 스파게티집 주인 허우쉔여우(35)씨는 "쯔위같이 순하고 착한 아이를 중국이 잔인하게 괴롭혔다"면서 "무엇보다 대만을 얕잡아봤다는 사실이 견딜 수 없다"고 했다.

“쯔위 선배 힘내세요”- 18일 쯔위의 모교(母校) 대만 푸싱중학교 교사와 학생들이 모여 있다. 학생들은 칠판에 ‘쯔위 선배 힘내세요. TW(대만)’라고 적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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쯔위의 모교인 푸싱중학교에선 그의 후배들이 "쯔위를 위해 응원하고 있다고 전해달라"고 했다. 3학년 5반 교실에선 기자에게 "사진을 찍어 가라"면서 칠판에다 '쯔위 파이팅'과 '타이완'을 큼지막하게 썼다. 차이청콴(14)은 "아직 어린 나이의 선배가 해외에서 정치적 문제에 휩쓸린 것을 보고 우리 반 아이들 모두 페이스북에 '쯔위를 위해 투표하라'고 썼다"고 말했다.

쯔위의 담임선생님이었던 스진즈는 "쯔위가 너무 불쌍하고 중국과 한국에 화가 난다"고 했다. 스씨는 "쯔위는 조용하고 온순한 성격에 정치 성향도 없었는데 중국이 쯔위를 '대만 독립 지지자'로 몰아붙였고, 한국 기획사는 '하지 말아야 할 사과'를 했다"면서 "대만에서 온 여자아이가 대만 국기(國旗)를 흔들었는데 뭐가 잘못됐느냐"고 했다. 스진즈는 쯔위의 동창들과 함께 '위로 편지'를 써서 쯔위에게 '라인'으로 보냈다.

타이난시 난셩리 동장 저우이팅은 "미용시술업체를 운영하는 쯔위의 부모 모두 지난 14일 딸을 위로하기 위해서 한국에 갔다"고 했다. 18일 대만 현지 매체는 쯔위 어머니가 "이 사건이 빨리 진정돼 어린 딸아이가 다시 즐겁게 노래하고 춤출 수 있기를 희망한다"는 의사를 밝혔다고 보도했다.